자격시험중 합격률 가장 높은 시험일 듯..시험치면 거의다 합격합니다.
로스쿨 변호사 올해부터 활동하고 1회차 시험 응시자 수준이 너무 충격적이다 라는 내용
<취재수첩> 변호사시험 채점을 둘러싼 상반된 의견들
수준 너무 충격적 vs 이미 합의된 사안에 웬 딴지?
변호사시험에 대해 기사를 쓰기 위해 취재하면서 시각차가 너무 크다는 것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로스쿨과 관련된 여러 세미나에 참여해보고 관련자들을 만나보면서 ‘뜨거운 감자’라는 것과 함께 처음 로스쿨 도입 시의 의견 차이가 별로 좁혀지지 않았다는 것을 되새길 뿐이었다.
여러 상이한 법들의 체계를 이해해야만 소송실무를 진행할 수 있는 대륙법체계 국가가 ‘Comman Law’, 상식이 법인 불문법, 영미법 체계에서 유용한 로스쿨 제도를 이식할 때부터 예견된 문제이기도 하고 25개 대학에 산재시켜 놓았을 때부터 제기됐던 문제는 ‘보통 10년 이상이 걸리는 법, 실무공부가 3년으로 압축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제도는 이미 도입되었고 2000명이 입학했다. 3년이 흘렀고 변호사라는 자격을 주기위한 시험이 치러진 것이 지난주다.
3일부터 시작해 5일 하루를 쉬고 7일까지 8과목, 객관식, 주관식, 기록형 문제로 구성된 시험을 치렀다. 변호사 시험은 비공개를 원칙으로 오로지 합격, 불합격만을 알려주는데 이미 입학정원 대비 75%를 합격시키도록 법으로 정해놓았다. 응시인원이 1698명인데 30여명이 원서를 내고도 출석하지 않았고 백지로 낸 몇 명을 제외하면 1.1:1의 경쟁률. 주관식 문제의 채점위원은 실무가와 로스쿨 교수가 1:1 비율로 구성된 데다 ‘표준점수제’가 도입돼 한쪽이 과락에 해당하는 점수를 준다 해도 다른 쪽의 점수가 좋으면 과락이 되는 게 어렵게 되어 있다.
채점을 이미 시작하고 가채점위원회를 다녀온 실무가들은 ‘충격’과 ‘경악’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경북대 로스쿨 신평 교수는 “제발 좀 솔직하게 말하자”며 “이것은 절대 로스쿨 학생들이 공부를 게을리 해서이거나 못해서가 아닌 시스템 상의 문제”라고 말했다.
채점한 실무가들은 법무부가 이미 1500명을 합격시키기로 결정난 것이니 협조해 달라, 이들을 변호사라고 생각하지 말고 법대 4학년이라 생각하고 채점하라, 외부에 절대 이들의 답안수준에 대해 말하지 말라고 주문했다고 전했다. 출제위원이자 채점위원으로 참여한 실무가들은 로스쿨 교수에게 이렇게 쓴 답안에도 점수를 줘야 하냐고 따졌으나 아무 대답을 하지 않았고 거의 대다수 답안지에 최고점을 주는 모습에 어이없었다고 전했다. 어떤 이는 “피카소의 창의적인 그림이 평가받는 것은 데생 등 그림의 기본이 탄탄한 다음 창의성이 더해졌기 때문”이라며 “창의적 인재를 키운다며 도저히 실무를 맡길 수 없도록 법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 부족한 이들을 배출하는 것은 국민과 역사에 죄를 짓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법에 대한 기본적 이해도 부족해 아무리 좋게 봐 주어도 과락을 면할 만한 수준에 도달한 답안은 전체의 20% 정도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몇 번의 변호사시험 모의고사에서 80~90%가 과락을 맞았다는 풍문이 돌 때부터 예견된 사실이라는 주장.
그러나 이런 의견에 대해서는 기존 잣대로 로스쿨생들을 평가하지 말라고, 새로운 패러다임의 인재들로 법조인을 키워 나가기로 사회적 합의가 이미 이뤄진 것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로스쿨 교수들은 “로스쿨이라는 제도가 그렇게 문제라면 미국법조사회는 이미 망했어야 맞다”며 “떨어뜨리기 위한 시험인 사법시험과 기본 틀만 형성했으면 통과시키기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진 시험을 어떻게 비교하느냐?”고 물었다.
다양한 전공을 한 사람들이 3년을 공부하면서 학업을 게을리 하지 않은 것을 확인하면 변호사자격을 주고 다양한 방면에 진출하라며 로스쿨 제도를 도입해놓고 이제 와서 사법연수원생 보다 법학수준이 떨어진다고 폄하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
이미 도입됐고 이제 막 1회 시험이 끝난 마당에 또다시 이미 끝낸 논쟁을 재현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하는 주장도 설득력이 있다.
“외국계 로펌에서는 법서만 읽은 사법연수생 출신보다 열린 사고, 다양한 경험을 가진 로스쿨 출신을 더 우대할 것”이라는 언론보도도 있었다.
로스쿨 졸업예정자들의 법학공부 수준을 문제 삼은 것은 거의 현직 법조인이다. 이들은 로스쿨 생들의 답안지만 보았거나 채점위원들에게서 전해들은 이야기만으로 비판하는 것으로 신뢰할 만한 주장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2~3만명이 응시해 단 몇백 명을 선발하던 사법시험에 익숙한 이들의 사고로는 국민이 왜 로스쿨 제도를 지지하고 받아들였는가에 대해 이해하지도 못하고, 심정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로스쿨 제도는 법학에 대한 공부는 다소 부족해도 서민들이 편하게 이용하고 사회 각 영역에 법치주의 확립의 첨병을 기르기 위해서다. 따라서 이번 시험 결과에 몇 가지 문제점이 발견됐다면 앞으로 조금씩 고쳐나가도록 성심을 다해 도와주는 게 우선이라는 주장이 더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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