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퇴직하신 아버지께서 힘있을 때 일해야 한다며 일자리를 구하셨습니다.
한달전 지인의 소개로 초등학교에서 시설관리를 하는 일입니다. 시간도 좋고 일도 그렇게 힘들지 않아 맘에 들어하셨습니다.
그런데 어제 아버지께서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얘기하시면서 계속 다녀야하나 고민 중입니다.
얼마전 복도에 락커로 써놓은 낙서 자국이 있어서 아버지와 또다른 한분이 페인트로 낙서를 없앴답니다.
그리고 다음날 학교에 가보니 복도에 있는 분말소화기를 터트려서 엉망을 해놨다네요. 또다시 그걸 치우니 다음날 복도에 " 누가 낙서 지웠어 ㄱㅅㄲ야~" 이렇게 써놨더랍니다.
또다시 지워놓으니 이번엔 쉬는 시간에 유리가 깨지는 소리가 들려 급하게 달려가 보니 초등학생 4학년 3명이 도망을 가더랍니다. 저희 아버지 연세 있으셔도 운동신경이 젊은 사람 못지 않거든요. 어쨌든 잡아서 교무실에 넘겼는데 소지품 검사에서 10cm가량의 칼을 소지하고 있었다네요.
순간 아버지가 "저녀석들이 미친척하고 날 찔렀을 수도 있었겠다" 하는 생각도 들고 초등4학년이면 아직 어린 녀석들인데 벌써부터 이렇다 생각하니 다니시기가 싫어졌다고 하더군요.
요며칠 뉴스에서 학교 폭력과 괴롭힘을 못견뎌 자살하는 아이들 소식을 들었을 땐 무관심했는데 아버지의 얘기를 듣고는 심각성이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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