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게 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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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금요극장> ‘이집트의 여인들’ / 13일 밤 12시 5분
<이집트의 여인들>은 텔레비전 토크쇼의 호스트인 헤바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헤바는 얼마 전 신문사의 편집장으로 일하는 카림과 재혼하였다. 카림은 최대 규모의 정부 운영 신문의 다음 편집장으로 내정되었다는 소식을 전해듣지만 그의 아내가 진행하는 토크쇼에서 정치적인 문제를 다루는 것을 자제시켜 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남편의 성공을 위해 헤바는 주제를 정치에서 여성 문제로 바꾸지만 그녀의 토크쇼는 보다 더 많은 관심과 정치적인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 주제
2010년 12월 말, 튀니지에서 일어난 일명 재스민 혁명은 24년간 집권하던 벤 알리 튀니지 대통령을 퇴임시키며 아프리카의 장기집권 독재국가로 혁명의 불을 붙였다. 2011년 이집트 역시 이 혁명에 동조하였고, 30년간 집권해오던 호스니 무라바크 대통령을 사임시키는데 성공하였다. 인권단체는 이집트에서 2010년 한 해 동안 기소나 재판없이 수감된 사람이 5,000명에서 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추측할 정도이니 이집트의 폭압적인 정치상을 실감할 수 있다. 이러한 정치적 분위기에서 태어난 영화가 <이집트의 여인들>이다.
전설이나 신화에 기초한 멜로드라마가 주를 이루던 이집트 영화계에 최근 몇 년간 사회문제를 다룬 영화들이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청년실업문제, 자유연애문제를 다룬 영화들이 억압적인 사회분위기 속에서 속속 제작되면서 이집트 내에 불기 시작한 정치적, 사회적 분위기를 짐작케 했다. 2009년 제작된 <이집트의 여인들> 역시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등장한 용감한 영화라 할 수 있다.
<이집트의 여인들>의 원제는 “Scheherazade, Tell Me a Story"이다. 즉, ‘세헤라자드, 이야기를 들려줘요’라는 의미이다. 세헤라자드는 유명한 천일야화의 주인공이다. 결혼한 첫날 밤 아내를 죽이는 왕과 결혼한 세헤라자드는 생명을 부지하기 위해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녀의 끝나지 않는 이야기는 천일동안 계속되고 결국 왕은 그녀를 죽이는 것을 포기하게 된다. <이집트의 여인들>에서 등장하는 여성들 역시 현대를 살아가는 세헤라자드이다. 생존을 위해, 인간으로서의 기본권을 보장받기 위해 그녀들은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그리고 그녀들의 이야기는 세헤라자드의 이야기처럼 그녀들의 삶이 보장될 때까지 끝나지 않는 이야기처럼 계속된다.
#감상포인트
영화는 헤바의 쇼에서 소개한 세명의 이집트 여성들과 헤바가 가정에서 겪게되는 남편과의 갈등을 그리고 있다. 사회적 관습을 떠나 사랑을 추구하며 평생을 처녀로 지내다 결국 정신병원까지 가게 된 여성의 이야기, 아버지의 유산을 지키기 위해 하인과 결혼을 결심한 세자매가 결국 하인에게 농락당한 후 그를 살해한 맏언니의 이야기, 그리고 좋은 사회적 배경을 무기로 여성을 유혹한 후 돈을 뜯어내는 상류층 사기꾼에게 당한 치과의사의 이야기가 옴니버스 형식을 빌려 소개된다. 이들의 이야기는 여성의 비극이면서 동시에 여성에 가해지는 차별과 억압을 통해 이집트 사회가 안고 있는 고질적인 정치적 불안과 부패한 권력을 드러낸다.
대부분의 억압적인 권력은 사회를 통제하고 조종하기 위해 종교적인 계율을 강조하고 사회적, 경제적 계급을 고착화하려고 노력한다. 여성들은 이러한 국가적, 사회적 권력하에서 가장 먼저 희생양으로 떠오른다. 그들의 재산권은 보장받지 못하며, 개인적인 욕망 역시 용납되지 않는다. 헤바의 토크쇼에 등장한 모든 여성들은 경제적 육체적 억압의 희생자들이다. 경제권과 자유를 지키기 위해 평생을 처녀로 살아야 했던 여성과, 남자에게 처녀성을 잃고 최소한의 사회적 명예를 지키기 위해 범죄를 저지르거나 침묵을 강요당해야만 했던 것이다.
능력있는 남편과 결혼하고, 안정된 직장과 명성을 갖고 있으며, 붉은 립스틱을 바르고 세련된 헤어스타일을 한 헤바 역시 베일을 쓰고 화장기 없는 얼굴로 살아가며 남자들의 횡포와 폭력에 희생당하는 다른 여성들과 다를 바 없다. 그녀가 누려왔던 혜택은 결국 그녀가 남편에게 걸림돌이 되지 않을 때에만 가능했던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헤바는 자신이 진행하는 토크쇼의 마지막 초대 손님이 되어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이집트의 여인들의 안타까운 현실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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