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시즌이 되어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아들 녀석과 함께 스키장에 갑니다.
지난 주말에 스키장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스키를 마치고 집으로 가기 위해 라커 앞 의자에 앉아 장비를 벗고 챙기는 중이었죠.
한 가족이 우르르 몰려 오더군요.
그러더니 부츠 가방을 바닥에 죽 내려놓는 겁니다.
일단 사람의 통행에 방해가 되었죠.
또 스키 장비를 라커에 세웠는데 별 지지 없이 불안하게 세우더군요.
잠시 후 스키가 큰 소리를 내며 쓰려졌습니다.
"아... 아파..."
쓰러지면서 라커 앞에 앉아 있던 아들 녀석 손등을 사정없이 때리고 간 겁니다.
"괜찮아?"
하며 아이에게로 가는데
그 스키를 세웠고 결국 쓰러뜨린 가장으로 보이는 남자가
쓰러진 스키를 주섬주섬 챙기더군요.
보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스키가 쓰러져서 아이가 아파하는데도 모르는 무신경함에
화가 났습니다.
바로 아저씨에게 강하게 항의했습니다.
"아저씨! 쓰러진 스키에 아이가 다쳤잖습니까?"
그제야 인식했는지 저한테는 죄송하다고 하고
아이에게는 괜찮으냐고 한마디 하더군요.
가격당한 아들 녀석의 손을 문지르면서 저도 알겠다고 대꾸했습니다.
한 가정의 가장이면
안전 및 주변도 챙겨야 할 텐데 정신을 어디다 두고 있는지 참 걱정스러운 지경이었습니다.
다행히도 아이 손은 살짝 벌겋게 붓기만 했고 별다른 상처는 없었습니다.
제대로 맞았으면 뼈가 다칠 수도 있는 상황이었죠.
스키나 보드 플레이트의 날을 생각하면 저렇게 무방비인 상태에서 쓰러지면
때론 무서운 흉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폴도 항상 낮은 자세(?)를 유지하여야지 잘못하면 눈을 찌를 수도 있습니다.
폴 높이 쳐들고 다니는 사람 가끔 보거든요.
제발 자기 안전만 생각하지 말고
남의 안전도 함께 살피면 좋겠습니다.
내가 잠깐 부주의한 사이 남에게 큰 피해와 손해를 끼칠 수도 있으니까요.
그분께 웃음기 없이 냉정하게 이야기한 것이 내심 미안했지만
평소에 조심하면서 가족과 함께 스포츠를 즐기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그게 제 진심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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