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과 헤어졌지만 버리기는 아까운 선물들을어떻게 할까…'
유학 중인 오보배(30.여)씨는 방학을 맞이해 잠시 한국을 방문했다가 5년간 사귄 옛 애인으로부터 받은 선물이 방구석에 쌓여있는 것을 보고 문득 이런 고민을 했다.
자신과 같은 사람이 한둘이 아닐거 같다고 생각한 오씨는 전시기획 일을 하는 친구와 함께 이색 행사를 열기로 했다. 이른바 '옛 애인 선물바자(Give Your Old Gifts)'.
오씨 등은 사람들이 옛 애인으로부터 받은 선물을 기증받아 판매해 수익금 전액으로 소년소녀가장을 돕는 행사를 14일 서울 마포구 창전동에 있는 재미공작소에서 열기로 했다고 4일 밝혔다.
수익금은 전국소년소녀가장돕기 시민연합에 전달된다.
현재까지 접수한 품목은 애인이 내려받은 미국드라마가 담긴 외장하드, 애인이 대신 써줬던 리포트, 커플링으로 맞췄던 반지 등 30여점이다.
기증할 선물이 없다면 재능 기부도 가능하다.
재미공작소는 '옛 애인의 선물'과 '소년소녀가장'을 주제로, 판매 가능한 형식을 갖춘 작품이면 무엇이든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행사를 기획한 김선경(30.여)씨는 "단순 바자나 전시회는 비인간적이라는 생각이 들어 사회 기부와 관련된 전시기획을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행사를 처음 제안한 오보배씨는 "수익금으로 소년소녀가장을 돕는 이유는 사랑으로 한 단계 성숙한 언니ㆍ오빠ㆍ형ㆍ누나가 때 이른 성장통을 겪는 동생들에게 주는 선물이라는 의미"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오씨는 또 "2000년대 초반부터 연애를 한 사람들의 트렌드를 물품으로 나열해 보여주는 전시회 성격도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오씨는 "행사의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옛 애인으로부터 받은 선물을 선뜻내놓는 사람이 많지 않다"며 "기부가 과거의 아픔을 털어내고 도움이 절실한 소년소녀가장을 돕는다고 생각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기부물품에 대한 우편접수는 오는 7일까지 마포구 창전동 재미공작소로, 방문접수는 행사 전인 11일까지 광화문 커피빈에서 가능하다.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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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마지막으로 선물한 귀싸대기도 기부 가능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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