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청소를 하는데 ,밖에 노부부가 지나갑니다.
부인은 허리를 완전히 꼬부리고 ,퉁퉁 부은 얼굴에 마스크를 쓰고,
남편 팔을 꽉 잡고 지팡이에 의지한채 ,겨우 걸어 갑니다.
혹시나 ,저런 사람이 손님으로 오면 안되는데..
어떻게해도 눈이 더 밝게는 안되는데,자꾸 더 잘보이는 것없느냐고
하면 어쩌지...휴 다행이다.그냥 지나가는구나...
하고 다시 청소를 하는데,가던 길을 뒤돌아서 가게 안으로 들어 옵니다.
눈이 휑하게 밝은 안경 하나 맞추려면 얼마면 되느냐기에,
안과에 가셔서 처방을 받아 오시라고 하니,나가시더니,
곧 다시 들어 와서는,부인을 소파에 앉히고,
남편은 볼 일보러 갔습니다.
하던 청소를 중단할 수 밖에...
20분이 지나도 안오더니,잠시 왔다가 다시 나가서 볼 일보고,
한 번 더 왔다가 다시 나가고,..
겨우 40분만에 와서는 부인을 데리고 가면서 미안하다는지,고맙다든지,
이런 말한마디없이 나갑니다.
제가 착한 사람이라면 병약한 사람이 잠시 쉬어 가는 걸
기꺼이 생각해야하지만,
아침부터 좀 황당한 생각이 드는 걸 보니,
전 아무래도 착한 사람 축엔 들지 않는가 봅니다.
당뇨도 있고 고혈압에 항암 치료도 받고,파킨슨씨 병도 있다는
그 부인을 보니,정말 늦기 전에,건강을 잃고 후회하기 전에,
예방이 절대 우선이라는 걸 실감합니다.
덕분에 청소는 평소보다 한참 늦게 끝났습니다.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