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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해외 술접대 의혹을 폭로한 이국철 SLS그룹 회장(49)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박영준 전 국무총리실 차장(51)을 검찰이 무고(사실이 아닌 것을 거짓으로 꾸며 고소·고발하는 것) 혐의로 입건하지 않기로 했다. 검찰은 동시에 ‘일본 출장 중인 박 전 차장에게 400만~500만원의 향응을 제공했다’고 밝힌 이 회장도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하지 않기로 했다. “술값을 내 지인이 계산했다”는 박 전 차장의 주장과 “계열사 관계자가 냈다”는 이 회장의 진술이 맞서 둘 중 한 사람은 거짓말을 한 것이 분명한데도 검찰이 판단을 내리지 않은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심재돈 부장검사)는 27일 박 전 차장이 이 회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건의 무고죄 적용과 관련해 “양측 진술이 엇갈리고 있어 인지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와 별도로 박 전 차장이 술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은 무혐의 처분했다. 검찰 관계자는 그러나 “이 회장의 주장에 일정 부분 진실이 있다”고 말해 박 전 차장이 술접대를 받았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박 전 차장이 먼저 요구하지 않은 것이어서 범죄 의사가 없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앞서 이 회장은 언론 등을 통해 “박 전 차장이 일본에 출장갔을 때 총리실에서 연락을 받고, SLS그룹 일본법인장 권모씨에게 지시해 400만~500만원 상당의 접대를 했다”고 말했다. 이에 박 전 차장은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고 “당시 술값은 10여년 지인이 계산했다. SLS그룹에서 어떤 명목의 접대나 향응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권씨가 검찰에 출석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권씨는 “과거 같은 직장에 다녀 알고 지내던 청와대 비서관 김모씨의 주선으로 술자리가 마련됐고, 이 회장에게 박 전 차장을 접대한다는 사실을 보고한 뒤 재가를 받았다”고 했다. 이어 “2차를 마치고 박 전 차장 일행과 함께 3차 자리에 간 뒤 술값 20만엔(296만원)을 SLS 법인카드로 지불했고, 출장 기간에 박 전 차장 일행이 타고 다닌 고급승용차 렌트비 10만엔(148만원)도 부담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지난 14일 박 전 차장을 불러 권씨와 대질조사했지만 양측의 입장은 평행선을 달렸다.









한편 검찰은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51)과 임재현 청와대 정책홍보비서관(42)이 이 회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건도 무혐의 처분했다. 임 비서관이 이명박 대통령 당선일에 이 회장과 함께 술을 마시고 이후 대통령이 참석한 행사에서 이 회장의 편의를 봐주기 위해 자리를 잡아줬다는 의혹도 “판단이 어렵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했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무혐의란 입건해서 조사했을 때 혐의가 없다는 것이고, 불입건이란 아예 사건으로 처리하지 않았다는 뜻”이라며 “이 회장이 현지법인장이 낸 영수증 등 접대 증거를 토대로 처벌 의사를 밝혔을 텐데 박 전 차장을 입건조차 하지 않은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