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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 68명중 68등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11-12-27 09:49:53
추천수 0
조회수   1,847

제목

전교 68명중 68등

글쓴이

이상태 [가입일자 : 2004-10-27]
내용
나는 전교 68명중 68등이었다. 지금도 비교적 가난한 곳이다.

그러나 아버지는 가정형편도 안되고 머리도 안되는 나를 대구로 유학을 보냈다.

대구중학을 다녔는데 공부가 하기 싫었다. 1학년 8반, 석차는 68/68, 꼴찌를 했다.





부끄러운 성적표를 가지고 고향에 가는 어린 마음에도 그 성적을 내밀 자신이 없었다.

당신이 교육을 받지 못한 한을 자식을 통해 풀고자 했는데, 꼴찌라니...끼니를 제대로 잇지 못하는 소작농을 하면서도

아들을 중학교에 보낼 생각을 한 아버지를 떠올리면 그냥 있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잉크로 기록된 성적표를 1/68로 고쳐 아버지께 보여드렸다.



아버지는 보통학교도 다니지 않았으므로 내가 1등으로 고친 성적표를 알아차리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





대구로 유학한 아들이 집으로 왔으니 친지들이 몰려와 "찬석이는 공부를 잘 했더냐"고 물었다.



아버지는, "앞으로 봐야제.. 이번에는 어쩌다 1등을 했는가 배.."했다.

"명순(아버지)이는 자식 하나는 잘 뒀어. 1등을 했으면 책거리를 해야제" 했다.



당시 우리집은 동네에서 가장 가난한 살림이었다.

이튿날 강에서 멱을 감고 돌아오니,아버지는 한 마리뿐인 돼지를 잡아

동네 사람들을 모아 놓고 잔치를 하고 있었다.그 돼지는 우리집 재산목록 1호였다.





기가 막힌 일이 벌어진 것이다. "아부지..." 하고 불렀지만 다음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달려 나갔다. 그 뒤로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겁이 난 나는 강으로 가 죽어버리고 싶은 마음에

물속에서 숨을 안 쉬고 버티기도 했고, 주먹으로 내 머리를 내리치기도 했다.



충격적인 그 사건 이후 나는 달라졌다. 항상 그 일이 머리에 맴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17년 후 나는 대학교수가 되었다. 그리고 나의 아들이 중학교에 입학했을 때,

그러니까 내 나이 45세가 되던 어느 날, 부모님 앞에 33년 전의 일을 사과하기 위해



"어무이.., 저 중학교 1학년 때 1등은 요..." 하고 말을 시작하려고 하는데..옆에서 담배를 피우시던 아버지께서

" 알고 있었다. 그만 해라.



민우(손자)가 듣는다." 고 하셨다.



자식의 위조한 성적을 알고도, 재산목록 1호인 돼지를 잡아 잔치를 하신 부모님 마음을,



박사이고 교수이고 대학 총장인 나는, 아직도 감히 알 수가 없다.



- 전 경북대 총장 박찬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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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ugi3@naver.com 2011-12-27 09:52:51
답글

상태님 성적을 공개하시다니 대단한 용기심니다ㅎ<br />
그리고 일전에 소개시켜주신 매운탕집 잘먹엇습니다^ ^

이상태 2011-12-27 09:57:11
답글

ㄴ 헙!! 들켰네요 ㅠㅠ 사실 68등까진 아니고 45등정도 했습니다... (하지만 한반에 50명정도 ㅜ_ㅜ)

ktvisiter@paran.com 2011-12-27 11:06:46
답글

상태가 정상적인 상태가 아닌 상태인 상태인거 같아 심히 그 상태가 걱정스러운 상태님....ㅡ,.ㅜ^<br />
<br />
맨날 술만 빨았쥐?.....핵교댕길때......ㅡ,.ㅜ^

백경훈 2011-12-27 11:20:28
답글

ㄴ종호 을쉰은 항상 3등 안에 드셨쥬? 3등 3등 3등 3등 3등

이상태 2011-12-27 11:22:02
답글

ㄴ 특정 숫자를 언급하신 상태를 보니 무언가 암시를 하는것 같은 상태로 보이는 상태 임돠 ㅠㅠ

김찬석 2011-12-27 11:23:00
답글

상태님 본인의 이름을 쓰셔야지 제 이름을 쓰시면 우짭니꽈??<br />
<br />
수럭산을쉰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

yans@naver.com 2011-12-27 12:18:49
답글

아마도 돼지를 잡고 난 뒤 다른 사람으로부터 그 사실을 알지 않았을까요........ㅎㄷㄷ

김장규 2011-12-27 12:33:04
답글

학교 공부가 중요한가요........... ^^ 사회나와서 적응잘해서 잘살면 그만이지요....^^

조영석 2011-12-27 12:36:23
답글

아버님의 현명하심...<br />
<br />
근데 저는 그게 안되네요.<br />
<br />
그래서 아들이 대학 총장이 안되는 것 같구요.

권찬주 2011-12-27 14:09:22
답글

청출어람이네요...

박기석 2011-12-27 15:37:57
답글

제가 다닐때 총장님이셨죠..<br />
아들은 컴퓨터공학과였고, 딸은 우리 과 1년 선배였던 걸로 기억합니다.<br />
총장이 되시기 전에는 A폭격기로도 유명하셨다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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