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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복을 입은 여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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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23 12:38: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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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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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복을 입은 여인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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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찬 [가입일자 : 2002-07-03]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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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제복, 유니폼을 착용한 이성에 대해 약간 헤벌레한 성향을 가지고 있단 사실은
아시분은 아시고 모르시는 분은 모르시는 사실입니다.
볼일보러 충주 갔다가 시내 중심가에서 통일된 추리닝 입고 놀러나왔던
여경 언냐들에게 들이댔다가 '어마 뜨거라!' 했던 일화도... ㅎㅎㅎ
요건 한 2년전 일이고...
따라서 저 학생시절에는 참 여학생들을 이쁘게 바라봤습니다.(당연한건가?)
교복이 참 이뻣던 학교가 그 항아리치마로 유명한 덕성여고
블랙 타이트 롱 스커트와 흰 블라우스 그리고 블랙자켓 동복의 파격.
그 치마에 흰 블라우스만의 하복도 극강.
또한 성신여고의 교복도 수수하면서도 단아한 아름다움이 있었습니다.
특히 소나기 내린 여름날 젖은 블라우스의 성신여고 학생들은 정말....
그건 그렇고...
고딩시절 어느 초여름 날이었습니다.
평소 나와바리로 여기고 늘 가서 놀던 돈암동을 버리고
친구넘들과 함께 나폴레온 제과점이 유명한 삼선교에서 어슬렁거리고 있는데
남색치마에 역시 남색 줄무늬가 있는 흰 블라우스와 띠 넥타이를 맨 여학생 두 명이
우리쪽을 향해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한 여학생은 학생가방은 아닌 서류가방 같은걸 들었고
한 여학생은 파일 같은걸 가슴에 끌어안고 재잘거리며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처음보는 교복이 너무도 아름답고 두 여학생의 모습도 덩달아 아름다워
넋을 놓고 쳐다보다가 옆을 스칠 때 장난스럽게 여쭈었습니다.
'야! 니네 어느학교 교복이냐?'
그러자 건너온 대답
'한일은행 교복이다! 깔깔깔~'
예전에 한일은행이라고 있었죠, 지금은 아마 우리은행으로 통합된..
짙은남색이 상징색이었고 코스모스를 형상화한 로고의 추억의 은행.
그 은행의 여행원들이었던 거죠.
바로 꼬리 내리고 '이따 끝나고 떡볶이 좀 사줘요 누나~'라고 해봤지만 뻰치.
지점이야 뻔하니 그 다음날 하고 그 다음다음 날 친구놈 한 넘하고 지점을 찾아가
객장에서 무언의 시위를 벌여 기필코 떡볶이는 아니고 순두부를 얻어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고2때고 그 누나들은 2년차, 3년차였으니 세살 연상, 네살 연상이었습니다.
우리보고 '니네가 불량하게 안 굴어서 한 번은 만나 주는데 다시는 이러지 마라.'
'공부해서 대학 가거든 함 보자.' 그랬던 기억이 납니다.
그 중 한 분은 나중에 소공동 본점으로 옮겼고 저 대학 가고나서 함 만났는데
다시 만났을 때의 기억은 거의 없고
본점앞의 그 코스모스가 그려진 로고탑 앞에서 기다리던 기억만 나는군요.
쾌활하고 아름다웠던 그 분들 지금도 어딘가에서 잘 살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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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암동 삼선교에서 10년 넘게 살다 며칠 전에 이사했습니다. <br />
나폴레옹 제과점, 삼선시장, 돈암시장, 한성대앞 만두집, 성신여대앞, 삼청공원, 경복궁, 삼청각, <br />
간송미술관, 돈까스집, 연탄돼지고기집인 '쌍다리 기사식당', 돈암초등학교, 동구여중, 삼선중학교 <br />
정말 정겨운 동네인데 많이 아쉽네요. 돈암시장내에 매운족발 정말 맛있는데...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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