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rclub에 적었던글..
저 아래 조중동을 중립으로 만들었다는 내용보니 생각나서
여기도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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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데일리, 데일리안의 역활과 조중동의 반사이익
http://www.slrclub.com/bbs/vx2.php?id=free&no=17925704
어떻게 보면 위의 글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는데...
마케팅에서 가격 저항을 없애는 기법중 하나가, 더 높은 가격의 제품을 등장시키는 것입니다.
예전에 컵라면이 300원대 였을때, 500원짜리 컵라면이 등장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무슨 컵라면이 500원씩이나 하냐 너무 비싸다'면서 사먹질 않았죠.
회사에서는 무척 고민이었습니다. 가격을 낮추느냐, 제품이 폐기되느냐의 기로에 선거죠.
그래서 내어 놓은 해법이 700원짜리 라면을 등장시켰습니다.
내부에서 반대가 무척 심했죠. '아니 지금 500원짜리도 안 팔려서 고민하고 있는데,
700원짜리 라면 만들어서 어떡하겠다는 거냐?' 이런 말이죠.
그런데 시장에서는 그게 먹혀 들었습니다. 가격 저항선이 700원대로 올라가 버린거죠.
'700원짜리 라면도 있는데, 500원 짜리 정도는 먹어줘야 하지 않겠느냐?' 로 바뀐것입니다.
당연히 700원짜리 라면은 팔려고 만든게 아닙니다. 500원의 가격저항력을 없애려고 만든거죠.
그러다가 간간히 팔리면 좋고, 안팔려도 그만입니다.
500원짜리의 판매수익으로 충분히 커버하니까요.
이 반대되는 케이스도 있는데, 초기 경차인 대우 티코가 등장하자, 기아 프라이드가 엄청 팔립니다.
티코가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프라이드가 가장 엔트리급으로 작은차의 대명사였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저렇게 작은차 어떻게 타?' 하면서 프라이드를 은근히 무시했습니다.
물론 필요한 사람은 샀었지만요.
그런데 티코가 등장하자... '더 작은차도 있는 뭐... 프라이드가 어때서'로 생각이 바뀐거죠.
그래서 티코의 등장이 프라이드의 호재가 되었습니다.
자 그럼, 뉴데일리와 데일리안은 과연 팔려고 등장한 언론일까요?
아닙니다.
이 두 신문은 비슷한 시기에 창간되고, 둘다 성향은 극우(라고 쓰고 친일이라 읽는)입니다.
데일리안은 2005년 9월, 뉴데일리는 같은해 12월에 등장합니다.
2004년경(노대통령 탄핵직후) 최시중의 보수대탈환 작전이 본격화 되고 2005년경 등장한 녀석들이죠.
일반적으로 보수는 돈이 안되면 안 움직입니다.
그런데 극우의 성향을 보이는 신문이 과연 얼마나 팔릴까요?
(종이신문처럼 판다는 의미가 아닌, 사람들이 많이 본다는 의미입니다. )
돈이 안되면 안 움직이는 보수가, 왜 저 돈 안되는 신문들을 만들어 냈을까요?
(진보는 이념으로 움직이는 편이니 가난해도 하죠.)
이들 두 신문을 소비하는 사람은 극 소수입니다. 온건보수가 보더라도 눈쌀찌푸리게 하는 내용들이 많고요.
하지만 이 신문들이 하는 역활은... 바로 저 700원짜리 라면입니다.
저들이 더 난리법석을 치면, 반사적으로 조중동은 정론지가 되는거죠.
조중동 입장에서는 좀 세게 나가도, 더 나가는 놈들이 있으니 든든한 겁니다.
사람들에게도 먹힙니다. 정말 수꼴이라 불릴만한 존재가 별도로 존재함으로써
조중동은 본의아니게 중립처럼 느껴지게 만드는거죠.
툭하면 어디 나와 '중립을 지켜라.' 라고 외쳐대는 수꼴들이 자연스럽게 더 많이 생깁니다.
일반 보수라 자칭하는 사람들은 더 하고요. 보수성향이 있는 제 친구도 자기는 항상 중립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뉴데일리와 데일리안은 팔려고 만든게 아닌 제품이 되는거죠.
그러다 팔리면 일석 이조가 되는 셈입니다.
저 두 신문은 내내 욕먹지만, 사실은 제 역활 톡톡히 하고 있는 겁니다.
우리가 무의식 중에 저 두 신문을 욕할수록, 조중동은 뒤에서 히죽거리고 있습니다.
강한 자극에 반응하다 보면, 약한 자극은 그냥 넘기거든요.
그 후광을 제대로 보고 있는거죠.
한마디로 대국민 세뇌작전입니다.
그럼 진보도 하면 되지 않을까요? 티코와 프라이드 처럼?
아뇨..힘듭니다. 진보쪽은 논리성을 따지기 때문에, 저 두 신문들처럼 감정자극용 기사를 쓸수 없거든요.
진보는 같은 진보한테도 까입니다. 진중권씨 보면 알죠.
그래서 저런 기능을 하도록 만들지 못합니다.
그러니 뉴데일리와 데일리안에는 아예 시선조차 안주는게 가장 이로운겁니다.
첫줄에 링크 달았는데.. 큰 흐름으로 보면 저 두 신문은, 보수화 작업의 첨병인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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