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추워져서 온천여행 가볼 겸 덕산 스파 출바~알...
눈이 살포시 오더니 수원IC 입구부터 차가 막혀서 보니 기흥-동탄 사이에 심한
몇 중 추돌사고....1시간 30분 예상에 2시간 30분 정도 걸린 듯 합니다.
요기하러 인터넷 뒤져보니 '가야마을'이란 집이 유명하데서
돼지 왕갈비를 시켰는데 가게가 이상하게 음산하고 추움. 확인해보니 전기가 그날따라 나가서 30분쯤 있다가 전기기사 오시고, 충청도 특유의 느림의 미학을 제대로 맛보고 왔어요~ 고기는 숯이 약해서 안익고, 애는 먹고 싶다보채고, 옆 테이블에서는 어떤 언니가 서비스 안 좋다고 소리지르고....
전기기사분 와서 고치고 갈려고 차에타면 전기 다시 나가길 서너 차례,
아저씨는 슬리퍼 신고 뛰쳐 나가서 잡아도 시원찮을 판에
끈 다 묶으면서 '이래놓고 그냥가면 어쪄~' 궁시렁 거리시면서 나가시고,
멀리 갔을거라 생각한 전기기사분도 담배한대 피우고 계시고..
어이가 없으면서도 재밌음...
고기는 그냥저냥, 가격이 싼 것도 아니고 맛이 그렇게 뛰어난 것도 아니고...
찌개시켰더니 한참지나도 안나오고..물었더니,
'어쩌쥬? 기사분이랑 얘기하다가 찌개가 다 쫄아서 다시 끓이고 있어요'
약간 짜증나면서도 참으면서 얼른 주세요 했더니 감감무소식...
멀었냐 물었더니 '밥이 떨어졌어요~'
이제는 웃음만 나오던 찰나에
바로 지은 흰 쌀밥과 된장찌개가 가슴을 녹여주었습니다.
시간도 한시간 삼십분 정도 남짓?, 참 조급하게 살았었나 하는 생각도 들었구요...
밥 먹느라 정말 애 썼다고 주인 아주머니한테 그랬더니 커피 좀 타드리겠다고 하더니,
커피 기계가 휴즈가 나갔다고 해서 그냥 나왔습니다. ㅎ
덕산으로 이동해서는 4인입장에 11만 5천원이라는 거금이 못내 아쉽긴 했지만
한겨울에 야외에서 물놀이도 하고 재미는 있었습니다.
저녁은 지쳐서 간단하게 먹고 인근 타워텔이라는 모텔 수준의 호텔로 이동,
구조가 희안해서 약간 마름모 형태의 구조에요.
물놀이를 오래해서 피곤하긴 한데 숙면은 안되고, 새벽에 물을 마시는데...
갑자기 들려오는 여인의 비명소리와 둔기로 벽을 때리는 듯한 규칙적인 소리...
가슴이 설레서 피씨를 켜고 덱스터 새 시즌을 감상하고 있는데,
아까 리듬감 있는 소리에 여기저기서 커플들이 거사를 치르기 시작합니다.
저희 와이프는 코골고 자고 있고, 소음차단 이어폰을 꺼내서 귓구녕에 꾹 눌러넣고
덱스터에 몰입하였습니다.
아침엔 수덕사 들려서 한바퀴 둘러보고 아점으로 산채정식을 먹었습니다.
음식이 너무 흔해졌는지 아니면 입이 고급이 되었는지 별 감동없이 마무리가 되었고,
입구 앞에서 파는 이에 붙지 않는 호박엿에 매료되어 순식간에 없애고,
호박고구마를 말려서 파는데 이 또한 별미였습니다.
집에 잘 오고 있는데 막힐 길이 아닌데 차들이 갑자기 서행,
길에 난입한 철부지 흑염소 한마리가 유유자적 대로를 횡단하고 있습니다. ㅋㅋ
1박 2일 짧지만 재밌는 여행이었고,
얼굴을 알 수 없는 여자분의 알흠다운 소프라노 소리가 귓가를 맴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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