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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케이블 유선방송사업자(SO)들은 지상파 방송사의 동의 없이도 지상파 채널을 바꿀 수 있게 된다. 가령, 6번 SBS, 7·9번 KBS, 11번 MBC 등 앞 번호대의 지상파 채널번호가 뒷자리로 밀리고 새로 등장한 종합편성방송채널사용사업자(종편PP)를 꽂아도 상관없게 된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5일 종합유선방송사업자의 역내 재송신 지상파방송 채널 변경을 위한 변경허가 심사에서 지상파 방송사와의 사전협의를 거치도록 한 절차를 폐지키로 결정했다.
그동안 SO는 지상파 방송 채널 변경시 지상파 방송사와 사전협의를 거쳐야했다. 이 과정을 건너뛰면 채널 변경 허가시 이를 보류, 거부해왔다. 이로 인한 법적 논란도 제기돼왔다.
방통위는 "사전협의가 사실상 지상파의 동의로 인정돼 정부의 허가권을 제약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방통위의 이번 조치는 지상파 방송사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채널편성권한이 SO에 있었지만 지상파가 동의하지 않아 지금까지 지상파 방송의 채널번호는 사실상 고정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방통위가 이에 동조하면서 역으로 SO에 대한 규제 수단으로 작용했던 것.
하지만, 이제 방통위가 SO의 채널배정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함에 따라 지상파로서는 그야말로 SO의 송출권 앞에 협상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지상파가 케이블 재송신 협상에서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왔던 데다, 결국 지난주 방통위 중재안마저 사실상 거부했던 지상파 방송사들에 대한 경고라는 해석으로 이어진다.
이에 대해 방통위 관계자는 "법적 논란 해소를 통해 규제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정부의 허가권 회복을 위해 현행 변경허가 절차를 개선하기 위한 취지"라고 밝혔다.
방통위는 임의적이거나 빈번한 지상파 채널 변경을 불허하고, 변경시 충분한 시청자 고지여부를 점검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