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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와 오디오
HIFI게시판 > 상세보기 | 2008-03-16 03:03:53
추천수 0
조회수   1,832

제목

놀이와 오디오

글쓴이

송원섭 [가입일자 : 2004-10-20]
내용
이 게시판에서 오래 전부터 그랬지만 오디오는 취미이고 그것은 과학적이거나 수치적으로 증명할 대상이 아니라는 주장이 꽤 있다. 이해한다. 플라시보든 뭐든 상관없고 거기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느끼며 이것저것 이른바 바꿈질한다는 재미를 느끼는 것에 대해 방해받고 싶지 않다는 항변이다. 이것은 소꼽놀이의 항변이다. 그리고 오디오는 취미이지 과학이 아니고 수치에 의한 사실이 문제되지 않는다는 이 게시판 몇몇 사람들의 항변이다.



조그만 밥솥과 비슷하게 생긴 플라스틱 통에 모래를 쓸어 담고는 두 아이가 앉아 밥을 먹는다고 말한다. 또 조그만 밥그릇처럼 생긴 나무조각에 모래를 넣고는 밥을 먹는 흉내를 낸다. 그런 아이들에게 너희들이 먹는체하는 그것은 밥이 아니라 모래이고, 너희들이 밥솥인체하는 그것은 밥솥이 아닌 장난감이라고 말하는 것은 바보스러운 짓이다. 이것은 두가지 의미에서 바보스럽다. 첫째 그렇게 말하는 것으로 해서 아이들의 놀이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체하며 논다. 그리고 즐거움을 얻는다. 거기에서는 사실이 무엇인지 아무 상관이 없다. 그래서 사실의 적시는 바보스럽다. 둘째는 이 아이들조차 그것이 밥이 아니라 모래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는 점 때문에 사실의 적시는 바보스럽다. 그 아이들은 바보가 아니다. 그것이 모래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 단지 그것을 밥이라고 가정하고 놀이를 하고 있을 뿐이다. 이때 그것이 밥이 아니라 모래라고 말하는 것은 놀이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 자세다.



여기서 소꼽놀이의 항변과 비실용론자의 항변이 다른 부분은 여러가지다. 아이들은 밥과 모래를 구분할 줄 알지만 비실용론자는 밥과 모래를 구분할 줄 모른다. 아이들은 모래를 퍼 담으며 그것이 밥이라고 자신들이 상상하는 것 뿐이라는 사실을 명료하게 알고 있다. 아이 있는 분이라면 이 사실을 알고 있으리라. 하지만 비실용론자는 자신들이 밥이라고 먹는 흉내를 내는 그것이 실제로 밥인지 아니면 모래인지를 구분하지 못한다. 수없는 블라인드 테스트의 결과, 몇몇 기기들에 대해서는 구분이 가능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러면서 자신이 느꼈던 차이는 도대체 무엇이겠느냐고 반문한다. 플라시보나 혹은 감각지각의 패턴화에 의한 착각일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 전혀 무의미하다. 즉 자신이 느낀 것이 외부 조건의 변화에 기인하지 않고 자신의 상상력에 기인한다는 사실 자체를 깨닫지 못하고 있다. 혹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이런 문제 때문에 오디오 비실용론자들은 모래를 퍼먹는다. 아이들은 그것이 밥으로 상상된 모래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먹는 시늉만 할 뿐 실제로 모래를 먹지는 않는다. 하지만 비실용론자들은 자신들이 느낀 변화가 외부 조건의 변화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상상력(플라시보든 패턴화의 착각이든)에 기인한다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에 모래를 실제로 퍼서 먹는다. 저음이 벙벙대기 때문에 앰프를 돈 들여 바꾸고, 여성 보컬의 목소리가 쭉 뻗어가게 만들기 위해서 비싼 선재로 바꿈질하고, 윤기 있는 바이올린을 듣기 위해 씨디피를 업글한다.



물론 여기서 조금의 차이가 있는데 아이들이 모래를 퍼먹을 경우 제법 위험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는 반면, 오디오 비실용론자가 모래를 퍼먹을 경우(각종 기변과 업글) 경제적인 부분의 타격 외로 그리 위험한 결과가 초래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 게시판의 몇몇은 바로 이렇게 모래를 퍼먹으며 놀이를 한다. 그것은 사실과는 대립된다. 하지만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하기에 모래를 기꺼이 퍼먹는다. 거기에 관련기업들은 사활이 달린 문제다. 사람들이 계속 모래를 퍼먹어주지 않는다면 판매실적이 낮아지고 파산에 이를 수도 있다. 그래서 그들은 계속 모래를 퍼먹도록 부추긴다. 그것은 모래가 아니라 진짜 밥이라고 말하고, 제조사들은 각종의 근거 있는 척을 하고 자신들이 권위자이거나 혹은 전문가인 척을 한다. 이른바 오디오 비실용론자의 모래 퍼먹기 놀이는 그들의 목숨줄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누군가 그것은 밥이 아니고 모래라고 주장하는 것은 불쾌하거나 최소한 이물감 드는 일이다. 이해한다. 하지만 사실은 또렷하게 알고 있는 편이 나을 것이다. 소꼽놀이를 그만두라는 것도 아니다. 소꼽놀이는 계속 해도 상관없다. 놀이는 놀이다. 그것은 즐거움을 위한 것이지 진리탐구와 같은 고색창연한 강단의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모래는 모래이고 밥이 아니라는 사실을 아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그러니 모래를 밥인양 먹는 시늉까지는 해도 좋지만 실제로 먹지는 말라는 충고다. 그깟 충고 필요 없고 지금까지 모래인지 뭔지 모르지만 먹으면서도 재미있게 놀이 잘하고 있었다고 항변할지도 모르겠다. 아니 많은 분들이 그렇게 항변을 한다. 그렇다면 최소한 모래를 밥이라고 사실을 호도하지는 말라고 충고해야 한다. 남들까지도 모래를 퍼먹도록 이끌지는 말아야 한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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