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전 아내와 통화를 했습니다.
일의 발단은 어제로 올라가 8시 퇴근 후 쓰린 가슴을 달래려
평소 이뻐하던 동생넘과 소주를 먹고 10시경 집에 들어갔습니다.
애들이 아직 안자고 있더라구요.
뭔 술을 먹고 다니냐는 아내의 질책에
FTA덕에 전기료/물값 등 모든것이 오를텐데 걱정이라는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오늘.
4시쯤 초3의 딸이 엄마한테 전화해서 펑펑 울었다고 하더라구요.
걱정이 되어 무슨일이 있었냐 물어보니.
TV 리모컨을 떨구었는데 건전지가 TV 받침대 아래로 굴러 들어갔다고 하더라구요.
TV를 끄고 학원에 가야하는데 전면 패널의 전원 버튼이 초기 불량이었던지라
리모컨만 조정이 되거든요.
전원을 켜두고 학원을 가자니 어제 엄마 아빠의 대화를 듣고 느낀바가 있는지
그렇게 하면 안될것 같고 건전지는 나올 생각을 안하고.
그래서 펑펑 울면서 전화를 했다고 하더라구요.
내심 미안하면서 귀엽더군요.
퇴근하면 안아줘야겠습니다.
이기범님께서 2011-11-23 18:51:14에 쓰신 내용입니다
: 저의 아들은 초등학교 6학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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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녀석이 워낙에 궁금한게 많아서인지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이죠.
: 정치,경제,역사, 음악, 연예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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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부분 아들녀석이 궁금해 물어보는거를 차분히 설명해 주면서 대화가 이뤄지는데요.
: 이번 한미FTA 역시 몇달전부터 아들녀석이 많이 물어봐서 자세히 설명을 해주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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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아들녀석이 태권도장에서 TV로 한나라당이 날치기로 비준처리 하는거를 보고 [찬성,반대,기권표]를 정확히 기억하고 집에 들어오면서 씩씩 거리면서 들어왔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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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랑 통화하면서도 부당한 그걸 왜 통과시키냐며 답답하다는군요.
: 우리 어떻게 사냐면서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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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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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주야~. 어른들이 투표 잘못해서 너희들에게 비참한 미래를 안겨주게 됐구나...정말 미안하다 ㅠㅠ"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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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오후에도 녀석이 제게 전화를 걸어 다시 한번 또 말을 하네요..
: "아빠.. 우리나라, 그리고 우리 어떻게 해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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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만히 대화를 하다보니 계속 부정적으로만 얘기를 하면, 한참 커가야할 아이에게 너무 비관적이고 부정적인것만 심어줄거 같아 안되겠다 싶어 좋게 얘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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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에 국회의원선거와 대통령 선거가 있는데, 이번에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투표 잘해서 좋은 대통령 뽑아서 다시 미국하고 협상 추진해서 좋게 바꾸면 될거야.^^
: 그러면 영주가 그렇게 걱정안해도 될 좋은 세상 올거야~ 너무 걱정하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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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랬더니, 역시 애들이라 그런지 금방 밝아지면서 좋아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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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이명박이 대선때 정말 주변사람들에게 뽑지 말라고 외치고 다녔습니다.
: 지금도 이명박과 한나라당의 안티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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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의 엄청난 일을 이렇게 순식간에 처리해버리는 이런 경우가 어디있나요?
: 분하고 억울하고 어이없고 화가나서 어제는 잠도 오지 않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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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이지, 제가 아들 녀석에게 말했던것 처럼, 투표잘해서 재협상 또는 폐기를 해서 밝은 미래를 안겨주길 바랄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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