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들이 나중에 봐줬으면 하고 끄적여봤습니다만..

쓰다보니 맘이 좀 짠해져서 마무리를 감정적으로 좀 했네요..^^





먼 훗날 니들이 내 제사상을 차린다면..

일단 술은 김치냉장고에서 약 이틀 정도 숙성시킨 캔 맥주를 얇디 얇은 유리잔에 제사 직전에 따서 따뤄서 올려주고....한캔은 아쉬우니 중간에 누가 마시고 그 잔에 다시 한캔정도 따뤄서 올려주라.

음식은...음 일단 밥이 있어야 할꺼고..공기밥 반그릇 정도 올려주고...

... 글고 광어초밥이나 뭐 이런 활어초밥도 몇점 올려주라.

오징어회가 있으면 그것도 몇점 올려주면 좋구...

글고...잘익은 김치하구...쫄깃한 돼지 편육 몇점도 올려주시길...

참..쌈장을 마트에서 파는 공장 쌈장 쓰지말고 수고스럽더라도...좀 잘 만들어서 올리고 배추나 상추 마늘 고추 등등도 제사상에 올려줘.

글고 그것만으로도 제사상이 정 아쉬우면 무우채무침..양배추채무침 이런것도 좀 올려주고..

그런데... 국은 딱히 따로 올릴 필요없단다..

이외에 귤이나 아님 제철과일 한 종류정도 올려주고...과자는 포카칩도 하나정도 올려주3



무리할 필요야 없다만....물론 제사상의 음식 퀄러티를 가지고 너희들의 경제적 수준과 아빠에 대한 존경심도 평가하겠지만...^^



아무튼 제사상은 즐겁게 나눠서 준비하면 좋겠다. 어디서 족발이나 뭐 그런거 배달시키고 맥주한잔 달랑 놓아도 괜찮어.



그리고 축문 읊고 지방 태우고 할 필요 없고...노래나 몇곡 틀어줘. 김광석의 내사람이여 바람이 불어오는 곳.. U2의 with or without you정도면 좋겠네..아..참..절은 한번정도는 해주렴...



글고 마지막으로 1년동안 니들에 여행다닌 사진이나 이야기들 좀 자세히 뽑아서 나의 제사상에 올려주려므나. 그러면 나도 너네들이 잘 살고 있구나 생각하겠지..

그런거 하는거 무쟈게 쪽팔리는거 아빠도 아는데 1년에 한번이라 생각하고 꾹 참고 좀 해줘.



아무튼 1년에 한번 정도는 내 제삿날 니들이 모여서 떠들썩하게 웃고 즐기고 시간이 좀 나면 아빠를 추억했으면 좋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