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집은 다세대 주택입니다. 지은지 조금 된 집이라 주차공간은 하나밖에 없어요. 다세대 주택이라지만, 저희 식구들이 거의 다 쓰고 있고 전세로 살고 계시는 어르신은 차가 없으셔서 별로 불편한게 없을줄 알았는데...
주차장앞에 차를 대놓고 전화번호가 없거나 전화를 받지 않는 일이 많아 차를 쓰고 싶어도 못 쓰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밤에 일을 하고 자는 사람들이 동네에 많으니 그냥 이해해 주기로 했죠.
그러던 어느날 지방에 갈 일이 생겨 차를 꺼내야 겠는데 차고 앞에 주차가 되어 있는거예요. 다행히 전화번호는 있어 전화는 했죠. 아직까지 그 때 했던 이야기가 기억 납니다.
'예. 주차장 앞에 차를 대 놓으셔서 전화드렸는데요. 제가 지금 차를 써야 되서요. 차 빼주시겠어요?'
'거기 당신 땅이야?'
'예?'
'거기 당신 땅이냐고, 누구 맘대로 차 빼라고 전화질이야.'
'(속으로 ㅆㅂ거리며) 아...저희 땅은 아닌데요. 주차장 앞에 있는 차 빼달라고 전화도 못 드리나요?'
'못 빼니까 알아서 해.'
'그럼 구청에 신고해서 견인할께요.'
'너 ㅆㅂ새끼 거기 가만히 있어. 나가서 보자.'
뭐...나와서 어떤 진상을 피우나 보자...하고 있었는데, 마침 동생이 친구들 만나 밥 먹고 집에 오고 있더라구요. 전 쪼그마하고 별 볼것도 없는데, 제 동생이나 친구들은 운동을 한 놈들이라 키도 엄청 크고 조금 무섭거든요.
저 멀리서 '너냐 이 ㅆㅂ새끼야.' 라며 소리지르고 당당하게 걸어오던 그 차주새끼는 가까워 지면서 쫄아드는 느낌이 들더군요. 말투도 점점 유순해 지구요.
가까이 와서 하는 말이 더 가관이었어요. 세 살면서 주차 문제는 이해하고 살아야 한다네요. '여기 제집인데요?(물론 아부지 집이지만...)' 라고 하자 젊은 사람이 그렇게 살면 안된다는 둥 헛소리를 하면서 차를 몰고 어디론가 사라지더라구요.
하여튼...주택 살면서 쓰레기 문제와 주차 문제때문에 속 썩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다 겨울에는 춥고, 여름에는 덥고....
그래도 엄청 시끄럽게 사는 저로서는 다른 선택의 여지는 없는 것 같아요. 아파트에서 이랬다가는 얼마 못 살고 쫒겨 날 것 같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