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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여정부 총리 지낸 한덕수대사 단독인터뷰
노무현 전 대통령은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정부 간 협상 당시 일부 법학자들이 제기한 투자자ㆍ국가소송제도(ISD) 조항에 대해 태스크포스까지 만들어 실무적 검토를 하라고 지시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은 이후 `문제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현재 조항대로 협정을 추진토록 했다고 한덕수 주미대사가 16일 매일경제와 단독 인터뷰하면서 당시 상황을 회고하며 밝혔다. 한 대사는 2006년 2월 한ㆍ미 FTA 협상 출범 공식 선언부터 2007년 4월 협상이 타결될 때까지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한ㆍ미 FTA 지원위원장, 국무총리를 지내면서 이 협정을 직접 챙긴 산증인이다.
그는 ISD가 미국 투자자에게만 유리하다는 주장에 대해 "그 반대는 왜 생각하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한 대사는 "당장 지난 40년간 한국이 외국에 투자한 금액은 2080억달러인 데 비해 외국 기업이 우리나라에 투자한 자금은 1600억달러에 불과하다"며 "그렇다면 이제 누굴 더 보호해야 하겠느냐. 당연히 외국에 투자하는 우리 기업 아니겠느냐"고 안타까워했다. 한ㆍ미 관계에서도 지난해 우리가 미국에 51억달러, 미국이 한국에 11억달러를 투자한 현실을 외면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 대사는 "내가 주미대사로서 다른 나라 대사를 만나면 모두 우리나라 리더십과 대외개방 정책을 부러워하고 높이 평가해준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과 FTA를 체결했다는 사실만으로 우리나라는 선망의 대상이다. 오죽했으면 일본이 국내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뒤늦게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동참하겠다고 밝혔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250만 재미동포들도 간절히 한ㆍ미 FTA가 통과되길 희망한다"면서 "(FTA를 빨리 통과시켜) 우리 동포들에게 미국에서 떳떳하게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달라"고 당부하고 "일본이 추격해오기 전에 빨리 미국시장을 선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 정부가 FTA를 해서 국민에게 `독이 든 만두`를 먹이려고 한다는 말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면서 "한ㆍ미 FTA는 `앙꼬`(팥소)가 든 찐빵"이라고 되받아쳤다. 그는 이어 "외국인의 국내 투자를 근본적으로 반대하는 게 아니라면 ISD를 반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에 대한 투자 유치를 반대하는 것은 이미 오래전에 사망선고를 받은 종속이론을 추종하는 것과 같다"고 몰아붙였다. 종속이론도 이미 허구임이 입증됐는데, 왜 이를 아직도 숭배하느냐고 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