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남댁은 모 대기업의 기획실에서 아주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그녀의 주된 스트레스는 어떤 사업으로 진출하여야 하는가에 대한 리포팅입니다. 가끔씩 묻지요. 좋은 아이템 같은 거 생각나는 것 없냐고...그러면 허허거리며 '알면 내가 하지'라고 대답합니다.
이렇게 대한민국에서도 거대 자본이 새롭게 할 게 별로 없습니다. 그들이 당장 눈앞에 보이는 먹이감으로 노리는 것은 공공영역의 것입니다. 국가가 담당했던 공공재의 공급을 자신들이 담당하는 것.
관료의 비효율성을 타파하여야 하므로 정부의 역할을 줄이고 자본에, 기업에 그것을 넘겨라. MB가 대통령이 되었을 때 코오롱이 물 사업을 준비한다는 둥 그런 이야기도 있었고, 공항의 매각 얘기도 아직 있고, 한전도 심상치 않고....대한민국의 대기업은 나름 열심히 생존의 몸부림을 치고 있습니다.
한미 FTA라....
대한민국의 자본들은 제약은 이미 포기했죠. 예를들어 보면, 삼성의 바이오시밀러의 성공가능성이 클까요 아니면 영리병원 도입하고 삼성화재와 생명을 통해서 사보험을 팔아 돈 버는 게 더 쉬울까요?
이미 제약부분은 다국적 기업에 상대가 안되고 따라잡는 것도 구조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업계에 대한 상식이 있는 분들은 쉽게 알 겁니다. 신약개발이 실패가 약효가 없어서 실패하는 것이 아니라 다국적 기업의 경쟁 약품의 약가 인하로 채산성을 맞추기 힘들기 때문이라는 것을. 그러니 현명한 대한민국의 제약회사들은 그저 카피약이나 열심히 만들고 있는 중이지요. 대한민국의 대기업 중 제약회사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데는 없지요. SK캐미칼도 훌륭한 항생제 개발했었지만, 다국적 기업의 저가공세로 뭐 잘 안됐다고 하던 친구의 얘기가 생각나기도 합니다.
어쨌든 자본은 현명합니다. 한미 FTA체결 후 삼성이 바이오시밀러 투자금액의 일부를 정치권 로비, 교육계 지원등등에 할애한다면 영리병원도 멀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 지금같이 대한민국인들이 기업지배에 대해서 둔감하다면 말입니다.
한미 FTA 반대합니다. 그 이유는 독소조항 때문이 아닙니다. 독소조항은 그저 자본과 기업의 잔인함에 둔감한 사람들에게 일시적으로 반대의 이유를 줄 뿐입니다. 그 어떤 FTA보다 한미 FTA를 반대하여야 할 이유는 공공 영역에서 기업이 지배하는 국가와 FTA를 체결하는 데 있습니다. 그들과 같이 우리의 공공 영역도 기업이 지배한다면 그 불행은 IMF를 다시 맞는 것과 똑같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0:80에서 1:99로 가는 급행열차를 타는 셈이지요.
한EU FTA의 상대는 기업으로부터 공공영역이 보호되는 상대방과의 FTA로 대한민국인의 일부 취약계층에 대하여 문제가 발생하나, 한미FTA는 대한민국인의 대부분이 타격을 받을 것입니다. 그것은 미국이라는 나라가 나빠서가 아니라 그들이 운용하는 시스템이 그러하기 때문이고, 대한민국인의 대부분은 그들의 시스템을 싫어하지 않습니다. 아직까지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