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사태가 좀 심각하긴 한가보다라고 그냥 흘려보고 있었는데,
관련 기사들을 보니, 심상찮은데요.
연세대는 주지하다시피 장로교, 감리교 선교사들이 만든 학교인데,
그 이후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의 4개 주요 교단들이 각 1인씩 추천한 이사를
개신교측 이사 자리로 배정하고 있었는데,
한참 전부터 한국기독교장로회, 대한성공회의 파송 이사는 받지 않고,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기독교대한감리회 파송 이사만 이사로 선임하더니,
이번에 추경이사회(정기이사회도 아닌)를 열어,
위 4개 교단에서 파송 이사를 추천받아 이사로 선임한다는 정관 조항을 삭제하고,
대신 '기독교계 2인'으로 바꾼 것입니다.
게다가, 본래 사회유지이사 5인도 4인으로 줄여,
비는 3인을 '개방이사'라는 이름으로 임의로 외부에서 끌어올 수 있게 한 것입니다.
저는 그저, 개신교계의 밥그릇, 감투 싸움인가 싶어 무관심하게 지나쳤었는데,
찬찬히 보니 이 문제가 그런 게 아니라, 심각한 거더군요.
현재 연세대 이사장이 방우영입니다.
기독교장로회, 성공회는 진보적인 NCCK에서도 대표적인 진보 교단이구요.
그래서 기장과 성공회 이사를 안 받은 거라고 쉽게 추정할 수 있지요.
(예장 통합은 대다수의 보수와 극소수의 진보가 혼재해 있는, 전반적으로 보수 교단이며,
가카를 배출하고 뉴라이트의 선봉에 서 있는 교단이며,
감리교 역시 보수가 대부분이며 중도가 그 다음, 소수의 진보로 구성되었고,
김홍도, 김선도 등 기라성같은 극우 인사들이 포진해 있지요)
연세대에서 NCCK의 영향력을 제거하고,
외부에서 임의로 끌어올 수 있는 개방이사직을 신설한 것,
진작부터 방우영이 이사장으로 꿰차고 있어왔다는 것,
그림이 딱 그려지지 않습니까.
연세대는 장로교-감리교가 연합하여 설립한 개신교 사학이니,
개인이 세운 여느 사학과 달리, 공공성을 갖고 있는 사학입니다.
그래서 지금껏 NCCK가 이사를 파송해 왔던 것이구요.
태생적으로 특정 개인이나 집단이 소유권을 주장하거나 전횡을 휘두를 수도 없게 되어 있습니다.
학교 하나 쉽게 삼킬 수 있구나… 박통이 청구대, 대구대 강탈해서 영남대 만들던 때와 뭐가 다르냐…
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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