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스무살 갓 넘어서,
의사가 가망없다는 간질환에 걸려 ,
죽음을 기다릴때 거울을 보면 눈이 죽음의 막연한 공포에
불안한 초점으로 흐려지고....
그 때 앞으로 20년만 더 살게 해준다면,
인생이 무언지 조금은 알고 갈 수 있지않나하고
마음 속으로 빌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 많이 들었던 곡이 슈베르트의 미완성 교향곡입니다.
처음 도입부에 낮은 곳으로 부터 스멀 스멀 올라 오는 콘트라베이스의 저음,
1악장 클라이맥스에 한없이 치올라 "왜,?왜?왜?"하고 외치는듯한 총주..
젊은 나이의 슈베르트의 한맺힌 응어리를 절규하는 그 음악이
나의 심정과 비슷했기에 듣고 또 들었었는데...
30여년이 지난 오늘 아침 ,아직 살아 있으면서,
그 곡을 또 들으니,
인생이란 이렇게 순환하는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드는군요.
왜..왜..이젠 이렇게 절규까지하지는 않지만,
원래 그런것이야하고 스스로 속으로 위로하며,
앞으로 얼마나 더 오래 살 수 있을까
그것만 궁리하고 있는 나 자신이 좀 우습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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