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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택배가 이시간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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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09 23:38: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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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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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택배가 이시간에....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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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종연 [가입일자 : 1999-10-15]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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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회원 강종연입니다
택배가 이시간에 오네요...
연말연시도 아니고 추석도 아니고 크리스마스도 아니고...
몇일전 와싸다에서 구매한 이어폰이 지금 왔습니다
큰애가 내일 수능이라 평상시와 다르게 일찍 집안이 조용해진 방금 전에 현대택배 아저씨가 왔습니다
늦어서 미안하다고 연신 그러시네요
제 연배정도 되어보이는 아저씨였는데...
마음이 짠합니다...식사도 못하셨을 것 같은데...
창밖에 차가 아직 있길래 두유라도 하나 드리려고 온 번호로 전화를 했더니 안받네요...
그냥 주차장으로 막 내려가는데 차가 출발합니다...
직업에 귀천은 없다고 하지만 좀 더 힘든 일과 좀 덜 힘든일은 있는 것 같습니다
재무팀장을 한 일년하다가 전문가가 와서 다시 프로젝트 팀으로 와서 한 3주 전부터
상암동 프로젝트로 출퇴근합니다
직장생활 20년이 넘어서고 사내 최고참 중의 한사람이 되면서
요즘 왜 직장생활이 나이가 들고 직위가 높아지면서 몸이나 마음이나 점점 더 힘들어질까? 조금 고민과 회의가 들었습니다
방금 전 배달하시는 아저씨와 눈이 마주치면서 참 부끄럽네요...
지금 프로젝트도 갑을병정...다단계(?)의 계약구조에 의한 직원들의 직장 생활을 보면서 가끔 아이들에게 잔소리했습니다
오늘도 내일 수능이라고 좀 일찍 퇴근해서 집에서 밥먹으면서 아이들에게 한마디 했지요
"요즘 아빠가 나가 있는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보면 많은 생각이 든다
거의 동급의 어려운 일을 하면서 대우는 못받고 급여는 두배 넘게 차이가 난단다
너희들은 어떻게 살거니?..."
지금 문득 제가 제대로 살고 있는 건지...열심히 치열하게 사는 지...
나중에 아주 나중에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을지 걱정되고 한편으로 마음이 아픕니다
저녁먹으면서 피곤을 핑계삼아 소주 한병 마셨습니다
그래서 더 생각이 많아지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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