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 홍수 사태로 하드디스크 가격이 급격하게 오른 가운데 일부 업체에서 ‘재생 하드디스크’를 유통시키고 있다. ‘재생 하드디스크’는 망가진 하드디스크를 하드디스크 제조사가 아닌 다른 회사에서 사들인 후 수리해 되파는 제품이다. 제조사나 유통 업체에서 교환해주는 새 하드디스크와는 차이가 있는 제품이다.
▲ 용산전자상가 한 판매 업체의 하드디스크 판매 가격표
지난 5일 용산전자상가에서는 500GB 하드디스크가 12만 원선, 1TB 하드디스크가 17만 원선, 2TB 하드디스크가 21만 원선에 거래되고 있었다. 하드디스크 단품 구매가 가능한지 문의하자 일부 업체에서는 “단품 구매는 물량이 없어 불가능하며 PC를 맞출 경우에만 가능하다”며 판매를 거부했다.
▲ 중고 하드디스크 역시 값이 크게 올랐다.
중고 제품 역시 500GB 제품이 10만 원선, 1TB 제품이 13만 원선에 팔리고 있어 가격이 크게 올랐다. 한 업체에 2TB 하드디스크 가격을 묻자 “제품이 들어오자마자 바로바로 나가는 편이며 물량이 많다. 연락처를 남기면 물건이 들어올 때 알려 주겠다”는 답을 들었다.
▲ 재생 하드디스크가 유통되고 있다.
한편 용산 선인상가에서 매주 주말마다 열리는 벼룩시장에서는 재생 하드디스크를 볼 수 있었다. 신품 하드디스크 사이에서 1TB·1.5TB 제품이 나란히 놓여 있었는데 외관은 삼성전자 하드디스크와 흡사했다. 가격을 묻자 “삼성전자 1TB는 18만 원, 그 제품(1TB 재생 하드디스크)은 16만원에 주겠다”고 답했다. 재생 하드디스크 제조사에 대해 묻자 “국산 제품이다”라고만 답했다.
▲ ‘국내에서 A/S 처리되지 않는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
제품을 살펴보니 ‘본 제품은 한국내에서 A/S처리되지 않습니다’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이 문구에 대해 문의했더니 “그건 상관없고 상가 뒤쪽에 가면 바꿔 주는 데가 있다. 1년간 수리되니까 걱정하지 말라”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실제로 이 하드디스크는 국내 한 업체에서 하드디스크 제조사 품질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제품을 수거하여 다시 제조한 후 판매하는 제품이다. 이 제품이 어떤 경로로 국내에서 판매되는 지에 대해 해당 업체 관계자에게 문의했지만 “관련 내용에 대해 답변할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수소문 끝에 해당 하드디스크 A/S를 담당하는 업체에 문의하자 “해당 제품은 해외에 판매되어야 할 제품이 일시적으로 국내에 판매된 것이다. 레이블이 잘못 인쇄된 것이며 제조일로부터 12개월에 유통 기간 2개월을 더한 14개월 동안 무상 수리가 가능하다”고 답변했다. 영수증에 찍힌 날짜부터 보증 기간을 계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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