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골드문트 논쟁이 잠잠해진거 같네요. 악덕 기업을 욕하기란 쉽지만 세상의 모든 잘나가는 기업은 그만한 이유가 있기 마련이고 그 이유를 찾지못한채 비난만 한다면 본질은 결국 놓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골드문트가 잘하는건 과연 무엇일까요 (마케팅외에)?



1. 비트겐쉬타인은 스승 버트런트 러셀에 대해 언젠가 다음처럼 평한 적이 있습니다. "그 사람 저서는 두가지로 분류해라. 논리학과 수학에 관한 것들과 연애, 결혼 등등 잡다한 개인적 철학을 담은 것들로. 전자는 금과옥조처럼 학생들이 읽어야 하고 후자는 마음놓고 불살라도 되는 쓰레기다."



2. 제가 봤을때 골드문트 제품들은 두가지로 분류됩니다. 진정한 명성에 걸맞는 제품들과 명성에 편승하려는 제품군입니다. 결국 모든 골드문트가 명품은 아닙니다. 한편 모든 골드문트가 쓰레기는 아니죠. 골드문트는 제품의 마무리도 균일하지 못하지만 제품라인간에도 호불호가 크게 갈린다는 생각입니다. 둘 다 가격과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3. 가격을 떠나 개인적으로 골드문트 제품들 중 가장 마음에 드는 라인은 SR8, Mimesis 24, Mimesis 30 과 같은 디지털 프리앰프 라인입니다. 이중 가격대비 가치면에서 독보적인 SR8은 단연 걸작입니다. Mimesis 30 이나 그 상급기 24와 그다지 큰 차이가 없는 음질을 보입니다. SR8은 해상도나 질감에서만큼은 천만원대 미만 앰프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며 왠만한 아날로그 하이엔드보다도 낫습니다.



4. 이번에 골드문트에서 또다시 보급형으로 Metis Pre 10이 나왔는데 들어보고 실망했습니다. 이미 나왔던 SR8에 형편없이 못미칩니다.



5. 많은 사람들이 쓰고있는 Mimesis 330 인티를 비롯, 아날로그 연결의 골드문트 라인들은 솔직히 제게 별다른 감흥을 주지못합니다. 가장 비싼 텔로스 파워 라인까지 아날로그 연결을 할경우 평이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골드문트 소리의 핵심은 사실상 위에 언급한 세 디지털 프리앰프에 있다는 생각입니다. 텔로스 파워 역시 반드시디지털로 연결되어야 합니다. 물론 제 취향이긴 합니다만.



6. 골드문트 디지털 프리앰프 소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사실상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동일한 소리를 내어주는 앰프가 없기 때문입니다. 메리디언이 아주 비슷하게 가긴 하지만 다른 (좋거나 나쁜 의미에서가 아니라 그저 다른) 소리입니다. 골드문트 소리에 익숙한 사람에게 아날로그 앰프들은 속이 뻥 뚫리는 소리 대신 막을 스피커에 한꺼풀 씌운 소리가 납니다. 이게 원음과는 거리가 먼 오디오음이라 해도 어쩔수 없습니다. 원음보다 오디오음이 더 낫게 들린다면 오디오음을 추구할 것입니다.



7. 결국 가격대비 제가 가장 이상적으로 추구하는 골드문트 라인은 SR8 에다 메티스 스피커 갖다 붙이는 겁니다. 소스? 애플TV 갖다 붙이세요. 40만원 주면 160기가 짜리 삽니다. 거기다 갖고계신 시디컬렉션 AAC 인코딩 320으로 구우셔도 오천장 이상 넣을수 있습니다. 그 애플TV를 SR8에다 디지털로 달면 (광케이블) 와디아 소스 부럽지 않습니다. 거짓말 안보태고 소리 진짜 똑같이 납니다. DA 컨버젼이 맨 마지막 메티스 스피커에서 한번 일어날뿐 쭈욱 디지털로만 가기에 아무 손실이 없는 겁니다. 이렇게 사면 중고로 살경우 1000만원을 넘지 않습니다. 금딱지? 없습니다. 그러나 그 어떤 금딱지 보다도 골드문트 소리가 제대로 나와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