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남 회원님께서 좋은 기회를 제공해 주신 덕에, 뜻하지 않게 아내와 아주 좋은 구경을 하고 왔습니다.
본래 설악산으로 2박 3일, 단풍 구경겸해서 캠핑장을 예약해 두었는데 부랴부랴 여행지 변경을 하여, F1과 전라남도 구경으로 일정을 바꿨습니다.
아주 운이 좋아서, 홍길동캠핑장이라는 곳에 2박으로 예약을 해서, 토요일은 캠핑장에 텐트를 치고 주위를 둘러보는 것으로 가볍게 마무리 하고, 일요일 오전 일찍 아침을 먹고 영암에 가서 F1을 보았습니다. 밤늦게 숙소로 돌아와 하루 쉬고 지금 막 도착을 했습니다.
기계를 전공하고, 자동차쪽에서 일하고 있지만 실제로 이렇게 가까이서 슈퍼머신의 굉음을 가까이 듣기는 처음입니다. 다시 한번 김용남 회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인증샷을 올려야 하나, 아직 짐도 안 푼 상태라 글로 대신합니다. 사실 사진도 너무 못 찍었지만...^^)
오전에 캠핑장을 떠나, 서해안 고속도로를 탔는데 경기에 대한 엔도프핀이 다들 과대 방출되어서 인지, 엄청들 달려대더군요. 꼬리 물기에 칼질... 다들 선수가 되어 있더군요. 환승주차장에서 셔틀 버스를 타고, 본 경기장에는 정오가 조금 넘어서 도착을 했습니다. 이 전에 모나코 여행을 할 때, 때마침 F1 경기가 열려 도시를 꽝꽝 울려대는 굉음속에서 도시 전체가 F1 축제로 출렁거리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에 비해 영암은 경기장만 나홀로 떨어져 있어, 그런 달아오르는 축제 분위기를 느끼기엔 좀 부족해 보였습니다. 또 관람객의 약 1/3 가량은 현지인이 아닌가 생각되더군요. 밭일 하다 오신 듯한 할머님들도 보이시고... 외국인 관광객 수는 얼마되어 보이지 않았습니다. 적자를 내는 것이 당연하고, 앞으로도 근 시일 내에 수익 구조가 개선되지 않아 보입니다. 얼마전, 가수 "비"가 군대 가기 전 공연한다고 영동대교를 막았던데, 차라리 F1을 위해 서울의 어느 구간을 경기장으로 만들면 어떨까 합니다. 아니면 제주도나...
대회 운영에도 미숙한 면이 많이 보입니다. 경기 후, 수많은 사람이 나와 환승버스를 타려고 하는데, 스태프들이 엉뚱한 대기줄을 만드는 바람에 수많은 애꿎은 사람들이 장시간 버스를 기다리고, 분통을 터뜨리는 관람객들의 항의에 우왕자왕하는 스태프들 모습은 다시 올 수 있는 관람객들의 수까지 급감시켜 버릴 듯 합니다. 보다 못한 관람객이 매니저 어디있냐니깐, 이미 대회장을 떠나서 없다는 스태프의 이야기에 쓴 웃음만...
전 다행히 캠핑장으로 다른 길을 우회해서 온 덕에 큰 불편은 없었지만, 서울이나 기타 집으로 돌아가시는 분들은 교통체증으로 꽤나 고생이 많으셨을 듯 합니다.
다음에는 더 좋은 경기 운영과 경기장과 그 지방의 볼거리/먹거리를 연계하여, 단순한 F1 경기가 아닌 F1 축제를 기대해 봅니다.
PS:아주 갓난애기를 경기장에 데리고 온 부모들도 보였습니다만, 그 굉음에 차가운 바람은 어른들에게도 좀 부담이 가는 정도였습니다. 김용남 회원님은 사모님 말씀을 수용하신 것이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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