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사회복지쪽에서 일하시는 분과 식사를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도가니' 영화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죠.
그 영화 보셨나요?? 라고 물어보니... 보긴 봤다고...
그런데 아무래도 업으로 그런 일을 하고 있으니 일반인들 보다는 아무래도 받는 감정이 덜하긴 할꺼라고 하더군요.
눈물이나 화가 나지도 않았다고 하더면서 한마디 더 하시는데...
그것보다 더 한 현실에서도 무감각하게 대응하는 자신을 발견할 때마다 놀란다고...
사실 영화는 인화학교에서 일어난 성폭행사건에 대해서 다루었습니다.
하지만 그 분은 그 아이들이 왜 인화학교에 가게 되었나는 궁금하지 않냐고 하시더군요.
요즘 10대 여자애들이 출산하는 뉴스는 간혹 들으셨을 것입니다.
하지만... 가출소녀들이나 그런 애들이... 대부분 성병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군요..
본인들이 알수도 모를수도 있다고 합니다만...
문제는 그런 성병을 가진 상태에서 아이를 가지고 출산하는게 문제인거죠.
그 날 만나기 전에 했던 업무의 에피소드를 들려주었는데...
15살 되는 소녀가 아이를 낳아서 기관에 맡겼는데...
문제는 그 10대 엄마가 매독에 걸린 상태였다고 합니다.
아이는 이미 안들리고 안보이는 상태인데...
이걸 수술해주면 그래도 나중에 커서 보청기를 착용하면 들리고 안경을 사용하면 희미하게나마 보이는 상태 정도는 된다고 하더군요.
이제 1년 반 정도 되는 아기였는데 벌써 수술을 열 번 가까이 했다고 합니다.
이 분이 하는 일은 그에 대한 스폰서를 찾는 것이었는데...
시의원, 구의원 할 것 없이 매일 통화한다고 하더군요.
다행히 이 아이의 경우 건국대병원에서 수술비 전액을 무료로 해준다고 합니다.
아기 때 엄마의 소리를 듣고 그걸 따라하면서 처음으로 자기 표현을 시작하는데...
인풋이 없으니 아웃풋이 없게 되고, 그걸 지켜보는 것이 참 마음아프다고 하네요.
그리고 또 하나...
인화학교랑 비슷한 케이스인데...
서울에 있는 그런 장애학교의 교장이 학생을 성폭행했는데...
1년 반이 지나도록 사법기관의 처리가 늦어져서 계속 교장으로 일한다고 하더군요.
1차 판결이 났는데 상고해서 시간이 걸린다고 들은듯한데...
애들이 표현을 잘 못해서 그런걸 사법절차 밟는것 자체가 굉장히 힘들다고 하더군요.
맘 편하게 만나 식사할려고 했던 자리가...
너무 무겁게 진행되어서...
그냥 바로 나꼼수 이야기로 넘어가긴 했습니다만...
주말 내내 뭔가 가슴 한켠에 묵직하게 자리잡고 있어서 기분이 좀 꿀꿀합니다.
헤어지면서 그 분이 그 말씀을 하시더군요.
자기는 가능하면 그런 애를 몇 명 입양하고 싶은데 가족이 동의를 안해준다고...
제가 무슨 말을 할 수 있었겠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