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고시 사회과 강사로 맹활약하시다가 지금은 단국대 초빙교수 등등으로 활동하시는 절친한 형님을 무려 3년만에 만나뵈었습니다.
행정학자라서 학술 활동, 전남매일을 비롯한 신문 칼럼 등, 정력적으로 활동하시지요. 최근 민주당의 요청으로 재보선 선거 전략 기획도 함께 하셨고,
노통 시절에는 사회과 교과서 집필 작업에도 참여하시는 등, 존경하는 선배 형님이십니다.
몇년 전부터 준비하던 학술 관련 사단법인을 이제 등록하게 되어서, 법인 이사장 인감 직인을 제게 전각(篆刻) 작품으로 새겨달라 하시더군요.
그 일 겸해서 그저께(월요일) 저녁에 오랜만에 찾아뵙고 반가운 만남을 가졌습니다.
마침 그 형님의 절친한 친구 되시는 선생님 한 분이 오셨더군요.
남북관계, 동아시아 정세를 전공한 정치학자로서, 한명숙 총리님 비서관이셨다고 합니다.
어쩐지 어디서 한 번 뵌 듯한 분이다 했어요. 몇달 전 오마이뉴스에 인터뷰 기사가 났었거든요.
그 선생님께 현재 정국, 이명박 정권의 안목 없음과 무능, DJ와 노통의 공과 과, 장점과 한계 등, 많은 말씀도 듣고, 서로 의견도 나눴습니다.
많은 말씀을 들었습니다만, 인상깊었던 두 가지를 들자면,
먼저, 제주도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문제에 관한 것입니다.
제주도 해군기지 건설 반대는 단지 감상적인 평화론에서 비롯한 게 절대 아니라는 것입니다.
제주도에 해군기지를 건설하여 해군력으로 무장하면 한반도의 긴장은 그만큼 고조되고,
중국, 일본의 무장의 빌미를 제공할 것이며, 중국 의존도를 탈피하고 균형을 잡으려는 현재 북한의 움직임에도 쐐기를 박아,
결국 북한이 오도가도 못하게 숨통을 막고 몰아세우는 게 되므로 중국에 종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며,
중국, 일본의 무장은,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이 지역 긴장의 정세에서 한 발짝 물러나 있는 러시아도 끌어들이는 연쇄적 악효과를 낼 것이다,
한반도는 마치 여러 지각판의 끝자락이 모여 있어 늘 지진이 일어나는 일본과 같다, 정치적 지각판들이 몰린 최전방인데,
참여정부는 이같은 한반도의 처지와 긴장의 원인, 이에 따른 처세와 진로를 꿰뚫고 있었다,
그런데, 이명박 정권에게 이같은 안목이 있는가? 오로지 한미동맹, 반공 이념 뿐인데, 이건 전적인 무능함이다,
그리고, 당신께서 모셨던 한 총리님이 어떤 분인지에 관한 말씀들도 많이 하셨는데,
한 총리께서 현직 총리이실 때 한미 FTA에 관해서, 선생님이 한 총리님께 고언을 하기 위해 일요일에 총리 공관을 찾았댑니다.
찾아뵈었을 때 한 총리께서는 정원에 일궈놓은 고추밭을 매고 계시더랩니다.
한미 FTA, 이거 안 됩니다, 총리님께서 목소리를 내서 브레이크를 거셔야 됩니다라 하니,
저는 총리잖아요, 정부의 공식 방침에 거스를 수 있는 자리가 아니랍니다라는 내용으로 조근조근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사가에 사시던 때건, 공관에서건, 찾아뵈면 직접 밥을 하셔서,
국 더 먹으라고 손수 덜어주시고, 그러신다고 합니다.
정부 방침에 따를 수 밖에 없는 직위라는 말씀은, 단순히 기계적으로 일하는 공무원이라는 뜻이 아니라,
많은 내적 갈등과 고민, 뜻대로 할 수 없는 한계에 대한 답답함 등이 섞여 있는 말씀이 아니셨을까 싶습니다.
그 점에서는 노통께서도 마찬가지이셨으리라 짐작합니다.
그 당시도 힘든 세월이었는데, 지금은 어떤지…
그 선배 형님 연구실에 종종 놀러가야겠습니다. 그 선생님도 자주 찾아와서 함께 토론하고 작업도 하신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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