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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뽀삐를 하늘나라로 보내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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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17 12:55: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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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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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뽀삐를 하늘나라로 보내며...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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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현 [가입일자 : 2008-03-14]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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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동안 함께 희노애락을 함께 나누며 지냈던 요크셔테리아종 강쥐 뽀삐가 지난
추석 이튼날 밤 12경 우리 전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60이 멀잖은 나이에 많은 애사를 겪었지만 이렇게 많은 눈물을 흘린 적이 없었습니다.
회사생활에서 커다란 어려움이 닥친 시절에도,명퇴와 함께 갈등과 번민의 시절을 보낼
때에도 우리 뽀삐는 항상 저와 함께 했었습니다.
풀이 죽어 집에 들어오면 언제나 제일 먼저 달려와 절을 하고 저의 주위를 뛰어다니
던 놈이었는데... 나이가 들어서 기력이 떨어졌어도 제가 들어오는 대문소리만 나면
현관에 나와 반겨주던 놈이었는데... 제가 집에 있으면 잠시도 제 곁을 떠나지 않고
주위를 맴돌던 놈이었는데... 이젠 제 곁을 떠났습니다.
아침까지도 밥을 먹고 그런대로 괜찮았는데... 지하에서 작업을 하는 제를 향해
짖길래 데리고 와서 함께 낮잠도 잠시 잤었는데...오후에 갑자기 호흡곤란을 일으
키며 고생하다 어떻게 손쓸 틈도 없이 제 품에서 숨을 거두었습니다.
너무나 황당해서 품에 끌어 앉고 쓰다듬으며 흔들었지만, 울며 이름을 불렀지만,
우리 뽀삐는 다시는 눈을 뜨지 못하였습니다.
우리 뽀삐를 하얀 문종이와 종이에 싸서 박스에 넣고 새벽 4시까지 앉고 있으며
그 놈과의 지난 추억을 회상하며 밤을 지새웠습니다. 생각하면 할수록 너무나 마음
아프고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 뽀삐야~ 편안히 잘자라... 아저씨는 널 언제나 잊지 않을거다. 그동안 너무나 고마웠다.
사랑한다. 우리 뽀삐야..." 박스 겉에 이렇게 썼습니다.
오늘은 학교에 1교시 강의를 해야하는 날이어서 시간도 없었지만 우리 뽀삐를
그대로 집에 두고 학교에 갈 수는 없었습니다. 새벽 4시30분에 2시간 걸리는 제 고향
충북 음성 선산에 마련해둔 우리 가족묘로 막내아들과 함께 출발했습니다.
차 타기를 유난히 싫어하던 놈이었는데(유기견을 데려다 키웠는데...아마도 전주인이
차에 태워 유기하여 그런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 마지막 길을 차를 태워서 보내게
되었습니다.어둠이 채가시지 않은 6시에 도착해서 가족묘 아래에 깊이 파고 편안하게
잠 재웠습니다.우리 뽀삐는 항상 저의 발치에서 잠들곤 했었거든요...
가족묘에는 저의 아버지만 계신데.... "아버지, 우리 뽀삐를 데려왔어요. 아주 영리
하고, 재롱을 잘 떠니 잘 돌봐주세요. 다음에 제가 와서 놀아줄께요..."
우리 뽀삐가 도와주었는지... 제 시간내 대전으로 돌아와 강의를 하며 지난밤에
하늘나라로 간 우리 뽀삐를 생각하면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학생들이 의아하게 생각하는 것 같았지만... 쉬는 시간마다 눈물이 앞을 가렸습니다.
왜 그렇게 갑자기 숨을 거두웠을까... 뒤늦게 안 사실이지만 아마도 강아지에게
치명적인 '심장사상충'에 감염되어 급사를 한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귀여워할 줄만 알았지... 예방주사나 아니면 혈액검사를 해서 치료를 해주지못한
것이 너무 미안하였습니다. 술 한잔값이면 놓아줄 수 있는 예방주사를... 전부터
상태가 안좋았를 때 조금이라도 빨리 치료를 해주었으면 좀더 살 수있었을 턴데...
많은 후회가 엄습했습니다.
어제 책상에 앉아 메모지에 생각없이 끄적거린 글이 있네요.
"뽀삐! 사랑한다. 미안하다. 다시 만난다면 잘해줄께. 편안히 쉬어라.
언젠가 다시 만날거니까... 보고 싶다. 이 아저씨가 그 동안 너에게서 많은 위안을
받았다. 너무너무 미안하다. 용서해라 이 못난 주인을..."
혹시나 이 글을 보신 분 중에 강쥐를 키우시는 분이 계시다면 '심장사상충' 예방과
치료를 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인터넷을 보시면 상세히 나와 있으니 참고로 하셔서
돌연사하는 아픔을 겪지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예전에 컴퓨터 작업을 할 때 제 발밑에서 잠들곤하던 우리 뽀삐가 떠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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