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성서에 보면, 예수께서 이런 비유를 든 적이 있습니다.
어떤 주인이 먼 여행을 떠나면서 종들에게 각각 얼마씩의 자본금을 주면서, 방법은 자유이니, 뭘 해서든 돈을 불려보거라 했는데,
다들 나름대로 머리를 짜고 열심히 해서 이윤을 남겼지만,
한 종은, 주인님이 엄하고 무서운 분이시므로, 이렇게 고이 싸서 보관하고 있었습니다
- 라고 하더랩니다.
그 말을 들은 주인은 기가 막혀서, 야, 이놈아, 그러면 은행에 넣어두기라도 했다면 이자라도 남지 않았겠느냐?
여봐라, 이 못된 종을 당장 끌어다 내쳐라라고 했다고 합니다.
사실 이윤 남기는 게 쉬운 것은 아닙니다. 남의 돈 호주머니에서 꺼내기가 쉽나요.
이윤 남기려 하다가 도리어 망할 수도 있고.
하지만, 그 주인은, 나름 노력하다가 본전도 날린 종이 있다 하더라도,
그 고이 싸서 보관만 하고 아무 일도 않고 모험도 하지 않은 종처럼 내쫓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안철수 교수의 불출마를 놓고 친박 진영에서, 안 교수라는 사람은 종잡을 수 없는 사람이다, 평생 실패를 모르고 살아온 사람인데 무슨 정치를 한다고 나서느냐 등등 별 소리가 다 나오는 듯 합니다.
그런데, 도대체 박근혜는 아비에게 물려받은 유산(그것도 깨끗한 유산이 아닌 불의한 유산)만 잘 보존하면 대권은 식은 죽 먹기처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 여기는 듯하고, 그렇게 정치해 왔지요. 사실 박근혜가 정계 입문한지도 오래 되었는데, 그동안 이룬 업적이 없습니다. 말하자면 불임 정치인이라 할 수 있지요.
안철수 교수가 성공만 해 왔으니 실패를 모를 것이라는 비방을 저들이 할 자격이 있는지요? 모험도 않고 본전만 지키는 걸로 살아온 박근혜와 그 부하들이 무슨 정치를 하며, 나라 살림을 책임지겠다는 것인지? 반면, 안 교수는 신중하게 검토하고 실력을 쌓은 다음 과감하게 모험할 줄 아는 사람인 듯 합니다.
누가 욕먹어야 하며, 정치할 자격, 대권 넘볼 자격이 없는 자인지, 답이 빤히 나오지 않습니까?
물려받은 불의한 유산만 잘 간수해서 대권을 먹어보겠다는 그런 썩어빠진 정신을 가진 자를 대통령으로 뽑아서야 될 말이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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