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사태(?^^)를 보면서 느끼는건 우리 정치판의 비정치인에 대한 호감현상이
절정에 달하지 않았나는 생각이 듭니다.
비정치인이라 말하는 것은 반드시 안철수씨처럼 정치인이 아닌 출신만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정치판과는 다른 인물들, 새로운 면을 보이는 사람을 얘기하는 겁니다.
그리고, 반드시 제3의 정당이나 대안만이 아니라, 기존 정당 내에서도 먼가 새로운
색깔을 보이는 인물에 대한 호감이죠.
이건 그동안의 정치혐오증과 '국회 = 싸움판'이라는 (일부는 언론에서 조장한) 인식.
기존 정당에 대한 막연한 불신등이 뒤섞인 결과인거 같은데요.
홍준표가 박찬종의 예를 들었지만 그건 이미 꽤 예전일이구요.
제가 생각하는 비정치인의 표본은 바로 노무현 대통령입니다.
노통의 강직함. 청문회에서 보여줬던 날카로움이 물론 정치인이었지만 기존 정치인들과
차별화를 이끌었고, 그것이 그가 대통령이 된 큰 원인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건 MB도 마찬가지구요.
MB가 나왔을때 일반인들의 반응은 'CEO 출신이니 먼가 다르겠지' 라는 반응들이 꽤
많았습니다. 머 다 허울뿐인건 뻔하지만..
그리고 MB 스스로도 국회, 딴나라당으로 대변되는 기존 정치판과 묘하게 구분지으려는
행동을 보여왔구요.
즉, 홍준표가 언급한 박찬종이나 문국현, 심지어 허경영 신드롬같이 완전한 대안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기존 정치의 대안이 되려는 성향을 보이는 인물을 선호해
왔던게 사실입니다.
(아.. 5세후니도 마찬가지네요. 처음에 초선만 하고 그만둔다고 했을때 꽤 신선하다고
생각했던 사람 많습니다.)
결국 이런 현상에서 안철수씨에 대한 호감이 몰리는게 아닌가 싶은데요.
이걸 안철수씨도 교묘히 이용하는 듯한 느낌입니다.
기존 정당이 아닌 제 3의 정당을 먼저 들고 나온 것도 그렇고..
처음에 듣긴 황당했던 발언. '서울시장은 행정이지 정치적 자리가 아니다.'
'시장은 일을 할 수 있는 자리인거 같다.' 라는 발언들..
사실 서울시장이 어느 자리보다 정치적인 위치라는걸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안철수씨가 정말 저렇게 생각한다면 순진을 넘어선 바보이겠지만..
만약 저 발언들이 비정치인으로서의 자신의 위치를 강조하는 발언이라면...
저런 발언으로 서울시장 선거 구도에서 정당 구조로 보이는 정치판이라는 이미지를
깨려는 복선이 깔려있는거라면..
그럼 안철수씨는 (혹은 그 뒤에 있는 소위 300명이라는 멘토 내지는 참모) 정말
무서운 인물이라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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