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드리안의 그림 같은 무채색 보도블록과 원색 우산의 애프타이징.
크리스챵 라크화나 지방시의 프레타 포르테를 옮겨 논 듯 한 색감.
샴페인 한 잔과 크렘 브륄레를 맛보는 듯한 미셀 르그랑의 로멘티코 쌉싸한 멜로디.
클리오나 깐느 그랑프리가 주는 5초의 강렬함.
2분의 오프닝이 환상적 기대를 예고했는지 본편의 영화는 무쟈게 실망이다.
내용도 신파고, 뮤지컬 스코어도 허접, 단 번에 들어오는 메인 타이틀만 오토리버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프닝 크레딧은 최고 중의 최고.
사실 쉘부르는 인근의 옹플뢰, 쌩말로 등의 명성에 비하면 명함 내밀기 힘든 오래된 군항이고, 타이타닉이 침몰 전 기항했던 항구란 정도가 기억에 남는다. 영화 속 오프닝의 공중 촬영장면에서도 수병들의 모습을 여러 번 보게 된다.
하지만 이 영화로 쉘부르는 연인이면 한 번 가보고 싶은 도시로 자리매김한다. 심지어 엔딩크레딧에 나오는 주유소(Esso)마저 얼마나 아름다운가? 이런 영화를 함께보고 연인과 헤어져 집으로 혼자 들어간다는 게 말이 되나? 그럼 어디로 ?
간만에 다시 본 자끄 드미 “쉘부르의 우산” 보정판을 보고 끄적끄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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