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상황은 박근혜의 외통수 상황입니다. 박근혜에게 선택권은 이미 오세훈의 서울시장직을 거는 순간 사라졌습니다.
오세훈의 대선 불출마 선언은 박근혜에게로 향한 러브 콜 이었습니다. 내가 힘드니 나 좀 도와주면 나중에 내가 너를 도울게 라는 약속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박근혜를 비롯한 친박의 대응은 오세훈의 도움 요청에 무시로 일관을 하였고 심지어는 무상급식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친박들이 있었습니다. 물론 장기적으로 이런 대응은 앞으로 핫 이슈가 될 복지 논쟁에서 유리한 입지를 친박이 가진다는 점에서 필요한 사항일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의 오세훈의 행보입니다. 아무리 보아도 33.4%의 투표율이 넘을 리 없다는 것은 자신도 잘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33.4%를 넘는 방법은 바람이 부는 것 이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은 이미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할 때부터 알고 있던 사실입니다. 또한 이 상태 대로 가서 투표함이 열리지 않는다면 자신의 정치 생명이 끝난다는 것은 현실 정치인이기에 본능적으로 감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오세훈이 이 상황에서 살아남을 수 있고, 정치인으로 자신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한 가지 밖에는 없습니다. 외부의 도움이 없으니 자기 스스로 자신을 당분간 식물 상태로 만드는 방법입니다. 바로 서울 시장직을 거는 것이지요. 그런데 서울 시장직을 걸었을 경우, 현재 당권을 잡고 있는 친박과 전열을 정비하여 앞으로 있을 총선에서 가능한 많은 의원을 생환시키고, 친박으로 권력 재편을 해야 하는 박근혜에게 치명타를 입히게 됩니다. 그럴 경우 사실상의 선전포고가 되겠지요.
이와 같은 선전포고는 사실상의 친박과 친이의 전쟁입니다. 한나라당이 끝장이 나는 상태로 가는 것이지요. 오전의 글에도 썻지만 이재오의 당 복귀와 함께 다시 한번 친이 친박의 헤게모니 싸움이 격하게 진행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현재의 무상급식 투표 패배는 그 싸움이 도화선이 될 것입니다.
박근혜의 경우 이 싸움을 받을 경우 좋을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받지 않을 경우, 자신의 대선에서 이명박을 포함한 친이의 도움은 없을 것이고, 현 정권 들어서 막강한 힘을 휘두르고 있는 꼴통 수구 세력의 도움을 기대할 수가 없습니다. 싸움을 받게 되면, 내부의 싸움으로 정권을 고스란히 범민주세력에게 헌납하는 상황이 될 것입니다.
오세훈을 포함하는 친이의 입장에서는 현재 보수 정통성이라는 대의명분을 획득하였습니다. 친이 친박의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상황이고, 친박을 당내 갈등을 통한 분당의 수순으로 압박을 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들의 입장에서 최악의 경우 분당이라고 하여도, 총선에서 몇몇은 살아 남을 확률이 있습니다. 세는 엄청나게 줄어들어도 명맥과 명분은 유지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지요.
반대로 박근혜의 입장에서는 이들과 갈라서게 되면 대통령은 끝입니다. 자력으로 대통령이 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현 상황에서 박근혜는 친이계 서울 시장 후보를 적극 지원해야 자신이 대선 후보로 갈 수가 있습니다. 더군다나 자신이 지원하는 친이계 서울 시장 후보가 반드시 서울 시장이 되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현 상황에서 박근혜의 선택의 여지는 없습니다. 오세훈이를 포함하여 친이계를 살려 놓아야 하는 것 이외에 다른 선택은 없습니다. 홍준표의 오바는 그게 홍준표이기 때문이지 아무것도 아닙니다.
어후경님께서 2011-08-26 23:19:40에 쓰신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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