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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낙인감은?... "혼자 불안해요"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11-08-23 17:08:24
추천수 0
조회수   1,108

제목

아이들에게 낙인감은?... "혼자 불안해요"

글쓴이

이태봉 [가입일자 : 2004-10-30]
내용
Related Link: http://blog.ohmynews.com/bigblue/381950

오블에 올린 글을 와싸다 자게에도 올려봅니다.

===============================================



초.중등학교 의무급식과 관련하여 '낙인감'이란 말이 이슈가 된 지는 오래이다.

서울시에서 의무급식 주민투표가 진행되면서 '낙인감'은 더욱 더 이슈가 되고 있다.



'의무급식은 무상으로 하여야 한다'는 이들은 차별로 인한 아이들의 '낙인감'을 이야기하고,

'의무급식은 유상으로 하되 저소득층에게 급식비를 지원한다'는 이들은 제도적으로 비밀로 하면 된다고 말한다.



도대체 이 '낙인감'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어떤 것일까?



우선 그 뜻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낙인(烙印)

1. 쇠붙이로 만들어 불에 달구어 찍는 도장.

2. 다시 씻기 어려운 불명예스럽고 욕된 판정이나 평판을 이르는 말.



감(感)

느끼는 마음. 정서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몸속의 사건에 대한 내면적·주관적 지각.



낙인감(烙印感)

쇠붙이로 만들어 불에 달구어 찍는 도장처럼 다시 씻기 어려운 불명예스럽고 욕된 판정이나 평판을 내면적·주관적으로 느끼는 마음.



의무급식을 무상으로 하면 모든 아이들은 아무런 조건없이 다 같이 함께 밥을 먹는다... 차별이 없다.

의무급식을 유상으로 하면 급식비를 직접 내는 아이들과 급식비를 지원받는 아이들... 차별이 있다.



차별(差別)

둘 이상의 대상을 각각 등급이나 수준 따위의 차이를 두어서 구별함.



남녀노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차별은 사람의 마음에 상처를 만든다.

아이들의 경우는 스스로의 마음 상처뿐만 아니라 부모에 대한 원망으로 연결되고,

부모의 마음에도 상처를 남긴다.



이러한 차별로 인해 생기는 아이들의 마음 상처가 바로 '낙인감'이다.



학교급식의 경우 초등학교 6년, 중등학교 3년... 9년이란 긴 시간이다.

일회성 또는 일시적인 차별이 아닌 적어도 수년에서 최고 9년이란 긴 시간 동안의 지속적인 차별이다.

시기적으로도 아직 어리기만 한 아이들과 정서적으로 민감한 사춘기 소년.소녀들이다.



'의무급식 유상론'을 주장하는 이들은 제도적 장치의 보완으로 아이들이 모르게 하면 된다고 한다.

비밀로 하면 된다고 한다. 말은 맞는 말이지만 '낙인감'에 대한 어떤 고민의 흔적도 없는 말이다.

이런 제도적 보완은 '남들이 모르게 할 수 있는 방안'이지 '나까지 모르게 할 수 있는 방안'은 아니다.

의무급식만이 '나까지 모르게 하는' 유일한 방안이다.



또 초.중등 9년의 오랜 기간동안 ‘남들이 모르게’라는 것이 완벽하게 지켜질 거라는 기대는 참으로 어리석다.

낮 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 세상에 비밀은 없다.



‘낙인감’은 내면적·주관적으로 느끼는 다시 씻기 어려운 마음의 상처이다.



내면적·주관적인 마음의 느낌은 비밀이 지켜지고 안 지켜지고, 남들이 놀리고 안 놀리고 하는 것으로 생기고 안생기고 하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마음속에 존재한다.





[그림]





“혼자 불안해요”



아이들은 말한다. 아무도 몰라도 혹시라도 누가 알까 봐, 혹시 내가 하위 50%인 것은 아닐까... 혼자 불안하고 슬프다. 이런 아이들의 마음을 어른들은 모른다. 아니 알면서도 외면한다.



‘의무급식 유상론‘을 주장하는 이들은

‘나도 어릴 때 급식받았지만 지금 그런 상처 흔적은 없다’고 말한다.

아이들 마음의 상처인 낙인감의 크기나 깊이, 지속성 등이 모두 다 같을 수는 없다.

사람 마다 다 다를 것이며, 별 대수롭잖게 생각하는 아이들도 있을 수 있겠지만,

유독 더 깊은 상처로 남는 아이들도 있을 것이다.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마찬가지이다.



상처받지 않는 아이를 기준으로 괜찮다 문제없다고 하는 것이 옳을까?

상처받는 아이를 기준으로 상처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옳을까?



자기 의지와 관계없이 단지 부모를 누구를 만났느냐는 것만으로 아이들에게 '낙인감'이란 마음 상처를 주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 최소한 교육현장 학교에서만이라도 이런 일은 없어야 한다.



과거 낙인은 신분과 형벌의 굴레였다. 귀족이 노예에게 인두로 새긴 낙인, 조선시대 도망친 노비나 죄인에게 인두로 새긴 낙인, 간통을 한 여성이 평생 달고 살아야 했던 ‘주홍글씨’...

오늘 날 육체적 낙인은 사라졌다. 육체적 낙인은 성형으로 치유할 수 있지만 마음의 낙인은 성형으로도 치유되지 않는다. 오로지 스스로 치유할 수 있을 뿐 그 흉터는 영원히 남는다.





사회적으로도 어느 쪽이 더 바람직하고 유익할까?



낙인효과(烙印效果, stigma effect)라는 것이 있다.

사회제도 등을 근거로 하여 특정인을 범죄자로 인식하게 되면 결국 그 사람이 범죄자가 된다는 것으로, 낙인 효과는 비행자로 낙인찍힌 자는 결국 비행을 저지르게 되고, 바보로 낙인찍힌 자는 바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라는 것도 있다.

무언가에 대한 사람의 믿음, 기대, 예측이 실제적으로 일어나는 경향을 말하는 것으로, 긍정적인 기대는 실제 긍정적인 결과를 불러온다는 것이다.



시간이 흘러가면 상처는 조금씩 아물겠지만 낙인효과(labeling effect)라는 흉터는 남는다.

사람의 심성은 본디 차별당하고 부정적인 낙인이 찍히면 심리적으로 위축돼 나쁜 쪽으로 변한다.



마음은 정서와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개개인의 정서가 모이면 그것이 곧 사회적 정서이다.

차별로 인해 다시 씻기 어려운 마음의 상처를 지니고 자라는 아이들의 정서는 어떻게 형성될까?



아이들은 우리 사회의 미래이다. 우리는 건강한 사회를 바란다.





이번 서울시의 주민투표로 인해 아이들은 이미 마음의 상처를 받고 있다.



아이들이 오가는 거리 거리에 주민투표 현수막이 펄럭인다.

횡단보도에서는 아이들과 자동차의 시야를 막고 위험한 위협을 한다.

집 앞에도 펄럭이고, 학교 앞에도 펄럭이고, 학원 앞에도 펄럭인다.



그 내용도 참으로 살벌하다.

'나라 망한다', '세금폭탄', '편가른다', '심판의 날', '대한민국 미래를 지키는 날'



아이들은 말한다.

'내가 먹는 밥이 이렇게 무서운 것인 줄 몰랐어요. 밥 먹는 것이 불안해요'



이번 서울시 주민투표는 하지 말았어야 할 투표이다. 해서는 안되는 투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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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태 2011-08-23 17:21:06
답글

너무나 당연한 말씀입니다. <br />
<br />
굳이 이런 논리나 설명이 없더라도 따듯한 피가 흐르는 인간이라면 타인의 아픔, 특히 어린이들이 입을 수 있는 마음의 상처 같은 것은 본능적으로 느끼는 법이죠.

fossil8836@paran.com 2011-08-23 17:37:13
답글

그 때끼가 정말 몹뜰 때끼인거죠...<br />
연기학원도 다녔는지...

김우준 2011-08-23 19:16:27
답글

무상급식을 하면 아이들이 어느 한쪽에서 계속 주장하고 있는 '낙인감'이 정말 안생길까요? 그럴꺼라고 생각한다면 그야말로 naive한 생각이 아닐까 합니다. <br />
<br />
무상급식이 꼭 필요하다고 주장하시는 분들 이야기를 듣다보면 지나치게 감성에 호소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오시장이 눈물 흘리고 쑈한거야 말로 감성적 호소가 아니냐 하시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공감합니다. 진심이야 어쨌던 그건 분명 쑈라고 생각합니다.

이태봉 2011-08-23 20:50:29
답글

김우준님... <br />
저는 '낙인감' 하나를 이유로 '의무급식은 무상으로 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습니다. '낙인감'은 여러 이유 중의 하나입니다.<br />
<br />
의무급식을 무상으로 하면 최소한 학교급식으로 인한 낙인감은 안 생깁니다. <br />
학교급식이 아니면 낙인감 상처는 안 받을 아이들이 유상급식시스템하에서는 학교급식으로 인해 마음 상처를 입게 됩니다. 모두에게 다 같이 급식비를 받아도 생기고 저소득층에게 지원을

이태봉 2011-08-23 21:21:47
답글

아이들 교육문제는 한나라당,이명박 정부가 맘에 들고 안 들고 하는 문제와는 전혀 별개의 것입니다. <br />
<br />
김우준님... 저는 아이들과 많은 이야기를 해보고서 그들의 마음 한 구석을 그나마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br />
어른의 시각에서 '안 그렇다' , '그렇지 않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본문에서도 말씀드렸듯이 모든 아이들이 다 같을 수는 없습니다. <br />
<br />
나이브하게 생각하는 것도 아니고 말

하승호 2011-08-24 00:22:34
답글

점심 한끼정도는 아이들이 아무생각없이 맘편히 먹기를 바랄뿐입니다. <br />
내일 33.3이 안되기를 바랍니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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