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재밌는 글이 있어서 퍼와봤습니다.
베팅을 했다가 잃게되니까 계속 베팅액을 높여가는 ... 딜레마... !
제목 ; 20달러 경매와 5세훈
인간은 살다보면 비이성적 판단으로 크나 큰 손실을 보게되는 경우가 종종있다. 기업 CEO의 의사결정에서 부터 주식투자자의 베팅에 이르기까지 그 경우는 헤아릴 수 없이 다양하다. 과연 인간이 그러한 비이성적 판단을 하게 되는 근본적이며 결정적인 원인은 무엇일까!! 베저먼 교수는 인간을 비이성적으로 이끄는 매우 강력한 요인은 다름 아닌 "손실기피"와 "집착"이라고 규정했다.
그의 실험은 그것을 증명하는 매우 적합한 예라 할 수 있다. 바로 20달러 경매 실험이다. 맥스 베저먼 교수가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협상수업 시간에 '20달러 경매'를 소개할 때 학생들이 한 푼도 손해보지 않으려고 버티는 이유도 바로 이 두 가지 힘(집착과 손실기피) 때문이다. 수업 첫날, 베저먼 교수는 악의 없어 보이는 게임을 하나 제안했다. 20달러짜리 지폐를 눈앞에 흔들어 보이면서 경매 물건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누구든지 자유롭게 입찰할 수 있지만, 단 두 가지 규칙을 지켜야 한다.
- 첫 번째 규칙, 입찰가를 1달러 단위로 높여 부를 수 있다.
- 두 번째 규칙, 낙찰자는 당연히 지폐를 차지하지만 차점자(2등)는 자신이 부른 입찰가만큼 돈을 내놓아야 한다.
실제로 경매가 시작되면 싼 값에 20달러 지폐를 가질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인지 여기 저기서 번쩍 번쩍 손이 올라온다. 눈 깜짝할 속도로 입찰이 이어진다. "패턴은 항상 동일합니다. 입찰은 12 ~ 16달러 사이에 이를 때까지 빠르고 맹렬하게 진행되죠." 베저먼은 설명했다.
이쯤 되면 참가자들은 싼 값에 20달러를 손에 넣는 멋진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자신뿐이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인지하게 된다. 이렇게 집단적인 현실 인식의 순간이 오면 댐에 물이 차오르는 걸 감지하기라도 한 듯 학생들은 조바심을 내기 시작한다. "상위 입찰자 두 명을 제외한 모두가 경매에서 떨어져 나갑니다." 베저먼은 말했다.
최고가를 부른 두 학생은 미처 깨닫지 못한 사이 미끼에 걸려든다. "한 입찰자가 16달러를 부르고 다른 입찰자가 17달러를 부릅니다. 16달러를 부른 학생은 18달러를 부르거나 16달러의 손실을 감당해야 하죠." 베저먼이 말했다. 이 시점까지 학생들은 손쉽게 돈을 벌 궁리만 했을 뿐이지만, 이제는 두 사람 다 헛돈을 날리는 재수없는 경우를 당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은 이 시점에서 지지않기 위한 전략에 집착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경매는 폭주기관차처럼 계속되고 입찰가는 18, 19달러를 지나 20달러에 이른다. "가격이 20달러를 넘어 더 높아지면 나머지 학생들은 폭소를 터뜨리죠." 베저먼은 이야기했다.
이성적인 관점에서 보면 입찰자들은 손실을 인정하고 더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기 전에 경매를 중단해야 한다. 그러나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학생들은 이미 경매의 탄력에 휘말린 상태고 포기할 경우 감당해야 할 손실에 대한 두려움에 섣불리 중단하지 못한다. 그리고 그 손실은 입찰을 하면 할 수록 더 커진다. 두 가지 힘(집착과 손실기피)은 번갈아가며 서로 상승작용을 한다.
그래서 학생들은 입찰을 계속한다. 21달러, 22달러, 23달러, 50달러, 100달러를 훌쩍 넘어서 최고 204달러에 이른 적도 있었다. 베저먼은 여러 해 동안 이 실험을 해왔지만 한 푼도 손해본 적이 없었다고 한다(수익금은 자선단체에 기부). 대학생이건 세미나에 참석한 기업체 임원이건 입찰자들은 항상 휘둘린다. 스스로 파서 빠져든 함정이 깊을수록 함정 파기를 계속하는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오늘 무상급식 투표에 드디어 자신의 시장직까지 걸었다. 오세훈 서울 시장은 이 무상급식 투표가 자신에게 불리하느냐 불리하지 않느냐의 문제는 이제 별로 중요하지 않다. 만일 여기에서 투표율이 33.3%에 미치지 못하여 무효가 될 경우 대선출마도 포기한 그는 이미 자신에게 드리워질 손실이 매우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오세훈 시장이 "손실기피"심리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따라서 그는 어제 이 무상급식 투표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겠다고하는 결정적 "집착"의 엑셀레이터를 밟은 것이고, 그것이 바로 어제 발표한 시장식 베팅의 모습으로 가시적으로 나타난 것이다. 또한 서울시민이 주민소환까지 추진한다고 하니 더 애가 탔을 것이다.
오세훈의 무상급식 투표의 진행상황을 베저먼 교수의 20달러 경매의 단계로 표현해 보자면, 20달러 경매의 경우 계속 베팅을 할 것이냐 멈출 것이냐를 선택할 수 있는 중간 기준점은 12 ~ 16달러 지점이다. 그렇다면 오세훈 시장은 언제 이 12 ~ 16달러 지점을 통과한 것일까! 눈치챘겠지만, 바로 지난 주 대선을 포기하겠다고 밝힌 시점이 바로 17달러에 베팅을 한 지점이라고 보면 된다.
전면무상급식에 대해 "복지포퓰리즘"이라느니 "국가가 망한다"느니 하는 발언을 일삼을 때가 바로 1 ~ 16달러 단계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언제든 멈출 수 있었다. 한나라당이 바로 그러했다. 물론 전면무상급식을 두고 복지포률리즘이라는 주장 자체를 철회한 것은 아니니만 무상급식투표에 대해선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12 ~ 16달러단계에서 멈춤). 나머지 학생들의 경우와 비슷하다.
어제 오세훈 시장의 시장직 베팅은 바로 20달러 돌파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이는 그의 심리상태가 어디까지 와 있는 지를 말해주는 것임과 동시에 그로인해 크나 큰 비이성적 오판을 한 것이라 볼 수 있다.두 학생의 경매 다툼이 20달러를 넘어섰을 때 나머지 학생들은 폭소를 터뜨렸다. 나머지 학생들인 한나라당은 오세훈의 시장직 베팅을 두고 어떤 표정을 지을까!!
584명을 한 순간에 죽음으로 몰아넣은, 테네리프 섬의 비극을 초래한 KLM 4805편 기장인 야코프 반 잔텐... 세계적으로 매우 유능했던 피일럿의 엄청난 재앙 초래 또한 필수휴식시간 이전에 이륙해야만 다른 항공편들이 운항 취소되는 손실을 피할 수 있을 것이란 손실기피요인 때문에 이륙허가가 떨어지지도 않은 상황에서 성급히 이륙시키려다 농무로 가려져있던 활주로 위의 다른 항공기와 충돌하면서 역사적으로 사상 유례가 없는 항공기 대참사를 만들어냈던 것이고 보면, 이 손실기피와 집착의 심리가 결국 어떤 오판을 초래하게 될 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주식투자자들이 주가가 하락하는 차트를 뻔히 지켜보면서도 손절매를 하지 못하는 이유도 이와 다르지 않다.
* 참고 서적 : <"스웨이(Sway)", 오리 브래프먼, 롬 브래프먼 저, 강유리 역, 리더스북,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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