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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미망의 끝자락에서 1화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11-08-13 19:42:04
추천수 1
조회수   592

제목

[장편소설] 미망의 끝자락에서 1화

글쓴이

최산월 [가입일자 : 2004-06-20]
내용
1. 읆조림.



잘못 살아왔다. 오직 우수와 공허적인 관조를 지향하며 패배의 길을 걸었다. 앞에 당도한 현실을 피하고자 했고, 남자답게 행동하지 못하고 항상 여성의 정체성을 갖고 살아왔다. 이것은 끊임없는 환멸의 원천이 되어 내게 다가왔다. 패배는 항상 번민과 고뇌의 길로 우회했고,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나는 항상 하이데거가 말하는 ‘사태 그자체로’가기를 거부했고, 외면적인 현상을 왜곡하여 내 내면에 꿈결 같은 환상으로 투시했다. 나는 ‘의식 그자체로’라는 실존주의적 기술적 접근을 지양한 걸 당신들은 일종의 ‘자기기만’이라고 폄하할지도 모른다. 그 말이 틀렸다고 하지는 않겠다. 그러나 사람이란 무릇 각각 ‘천지차이’이다. 우리 개별자들은 그 어떤 보편적인 인간적 공통분모가 엄존하지 않는다. 단지 ‘사회’라는 인위적인 그룹을 개설하기 위해 우리는 ‘거짓된 보편성의 윤리’를 무기로 내세웠을 뿐이다.



내게는 이중의 정체성에서 양가적인 선택의 기로에 설 수밖에 없었던 이유, 그런 혼란스러운 세계관을 지금 와서 부정하지는 않겠다. 이러한 이분법적인 선택은, 중도적인 입장에 머무를 수 없는 현실의 요구는, 일견 나를 수심에 잠기게 했다. 아버지는 항상 엄격을 강요했고, 어머니는 항상 미적 세계를 요구했다. 그래서 나는 유년시절 내내 어지러울 정도로 강한 ‘현기증’을 느끼곤 했다.



질식할 것만 같은 패배의 연속. 나는 그녀에게 사랑한다고 말할 수 없었다. 내가 줄 수 있는 건, 단지 한 편의 내면의 흐느낌뿐이었다. 나는 그녀의 집에 찾아가야겠다고 졸업 이후로 내내 생각했다. 하지만 그럴 용기가 없었다. 행동과 생각 사이의 불일치성이라는 혼돈을 겪지 않는 단순한 사람은 이를 이해하지 못하리라. 아니, 결코 그렇게는 자인할 수 없다고, 나는 확신한다.



그러나 나는 그 어떤 좋은 길도 발견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내 본질의 퍼즐 조각이 온갖 형식들에 들어맞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는 여전히 문학적인 삶을 지향할 수밖에 없었다. 이 삶은 오로지 포기를 위한 삶이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한다고 말하지 못하고 우의적인 층차에서 나 자신을 고찰할 수밖에 없는 병적인 생. ‘의식 일반’은 가차 없이 추상에 육박하고, 사회라는 현실에서 벗어난 나만의 ‘시뮬라크르’에서 일련의 역설적인 자유의지를 발견한다. 그러므로 단순히 과거만을 향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달릴 수밖에 없는 이 기이한 ‘내적 필연성’을, 슬픈 마음으로 바라볼 뿐이다.



사회. 이 사회가 내 앞에 우뚝 서서 나를 기만하고 있다. 사회를 꺾으려면 학력을 비롯하여 올바른 사교성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나는 나와 뜻을 같이 하지 않는 속인을 받아들일 수가 없다. 예술가에게 있어 범인은, 사르트르가 말했듯 지옥일 뿐이다. 다른 이들은, 최소한 평범한 사람들은 혁혁한 성공의 탄탄대로를 위해 발버둥 치듯 노력을 하지만, 나와 같은 은자는, 오히려 노력을 포기하고 본질을 시현하고자 애쓸 뿐이다. ‘본질의 시현’은 곧 ‘현현’이고, 제임스 조이스가 말한 ‘에피파니’와도 동의어이다. 우리는 모두 지나감으로써의, 과정으로서의 생을 살고 있다. 현재에 ‘절대적이고 독단적인 영원성’을 부여하려고 해도, 돌이켜보면 모두 과거로 회고된다. 그래서 인간이란, 자신을 찾기 위해서는 항상 과거를 소급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공부, 학문의 수학, 정양. 남는 건 무의미한 시간뿐이니 여기에 ‘유’를 밀어 넣으려면 끊임없이 배울 수밖에 없다. 마치 하반신 마비의 장애인마냥 책상에 하루 종일 기거한다. 이 ‘책상’, 이 ‘의자’, 즉 이 즉자적인 현실태가, 곧 내 대자적인 ‘의식의 흐름’을 구성하고, 나를 나이게끔 선포하는 영속적인 개별성의 연쇄가, 연기緣起되는 것이다. 그 어떠한 조잡함도 무시하고 하나의 일관성을 위해 지치지 않고 ‘읽고’ ‘쓸’ 뿐이다.



내가 아기 때, 처음으로 바닥에 앉았을 때, 어머니께선 또다시 앉을 수 있는지 볼려고 나를 다시 눕혔다. 그러나 나는 일어설 수 없었다고 그분께선 회고하신다. 그 아기는 그 이후로 평생 다시는 일어설 수 없었다. 영원한 불구가 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항상 아기 시절을 상기하곤 한다. 그 ‘순진무구’함의 미학을 영겁이 잊으래야 잊을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나는 항상 내 본질의 시원에 맞닿아 있다.



교교한 그녀의 표정. 천상의 광채가 그녀 주위를 눈부시게 비춘다. 일종의 ‘구체적인 섬광’이 내 머리를 스쳐지나가는 순간은, 항시 그녀를 떠올리는 그때이다.



날이 저물어 간다. 어제와 오늘도, 이제나저제나 다르지 않다. 차이와 반복 속에서 ‘기투’하는 나 자신을 바라볼 뿐이다.



2화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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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행송 2011-08-13 19:49:27
답글

쉽고 적절한 어휘를 써 주세요.

최산월 2011-08-13 20:02:27
답글

한행송님 평가 감사합니다.

kipumege@empal.com 2011-08-13 20:23:37
답글

그분이군요 ..

김재범 2011-08-13 20:31:18
답글

그분이면 혹시.........박** 를 말하시는건가요? 병원에 다니시는? 우째 단어선택도 정신없고....뭔소리인지 모르는? 저도 살짝 그분 냄새가 나긴 하는데.. 근데 그분은 절대로 와싸다에 글 안올리고 뭐 다른 사이트로 가시지 않았나요? 무슨 전속작가 운운하면서..

김준남 2011-08-13 21:36:30
답글

한행송님 말씀 동감합니다.<br />
<br />
어느 분야이든 피할수 없는 전문용어를 제외하고는,<br />
고수가 될 수록 타인이 알아듣기 쉽게 최대한 풀어쓰고 쉬운 어휘를 씁니다.<br />
<br />
열정은 있어 보이는데, 참 안타깝습니다.<br />
<br />
<br />

kdugi3@naver.com 2011-08-14 04:42:42
답글

정신업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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