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라디오에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헤밍웨이가 젊은 시절 파리에서 7년인가를 머물면서 생활했던 기록이 웅ㄴ히 발견되고 그 일기를 책으로 출판한 것이 "파리에서의 생황"이란 제목의 책이랍니다.
한 구절을 읽어주는데... 생활비를 절약하기 위해 점심을 굶고.. 몽빠르는 아닌 것 같은 거리까지 걸어가고.. 거기에 도착하면.. 또 미술관까지 걸어가서 그림을 보면서 글을 썼답니다...
배가 고프면, 세잔느의 그림이 더 잘 이해가 되었고.... 세잔느도 배고픔 속에서 그림을 그리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했답니다.
배가 고프면 집중하게 된다....
조금 긴 이야기였는데 기억나는 부분은 여기까지 였습니다.
살면서 한 번도 배고픔에 대한 기억도... 두려움도 없이 살았더군요..
그냥 무난한 삶이라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한편으론 치열함이나 절박함 없이 그냥그냥 살았다는 의미로도 생각이 됩니다.
요즘 사는 모습은 "부지런히 바쁜 베짱이" 라고 하면 딱 들어맞지 싶습니다.
퇴근 후 밤 두시까지의 스케쥴이 꽉 차있으나, 베짱이 짓에 가까운 일들인지라...
예전에, 파리의 지하철 노선과 센강 건너 편의 골목들까지 외우다시피 돌아다녔지만, 그냥 돌아 다녔다..라는게 결론이군요
하루는 샌드위치 사가지고, 전철로 퐁피두센터로 가서 어슬렁 거리다 오후늦게 돌아오고...
다음날은 시떼섬에서 걷기 시작해서.... 몽빠르나스를 지나.. 팡테옹을 거쳐 소르본느까지 걷고...
그 다음날엔 피곤함에.. 상젤리제 거리에 쭈그리고 앉아 사람 지나다니는 것 구경하고....
이렇게 삼개월을 보냈더니... 지리는 기가 막히게 알게 되었는데......하루하루가 어찌나 지겹던지....
그렇게 돌아다녔던 곳에 대한 기억만 있지 느끼거나 본 것이 하나도 없었죠...
부지런하고 바쁜 베짱이... 타고난 천성인가 봅니다...
사람마다 자기에게 주어진 길을 가야겠죠.. 저마져도 치열하고 열정적으로 세상과 마주한다면..... 아마 이 세상이 숨막혀 폭발해 버릴지도 모를 일이고 말입니다.
해야 할 일은 많은데.. 왜 해야 하는가에 대한 이유가 없는 생활을 계속 살아야 하는 것.... 제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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