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고법에서 징역1년형을 받은 정봉주 전의원의 BBK사건을 18일날 대법원에서 선고한다고 말이죠.

오랫동안 대법에 3심 계류중이었고 주심을 맡았던 판사는 선고를 미룬 채 퇴임했기 때문에

이대로 가면 정권 바뀐 후에 선고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누구나 보다가

느닷없는 어제의 선고일 통보로, 불안한 먹구름이 밀려 들었습니다.



그동안 나꼼수의 인기몰이와 맞물려 딴지일보의 해킹사태에 이은 일련의 어떤 방향성이

있는것이 아니냐는 생각이었습니다.

정권 마지막, 눈엣가시 정봉주를 보내버리려는 꼼꼼함이 발휘 되는것이 아니냐는 것이죠.



그런데 다시한번 사태의 추이를 점검해 봤습니다.

지금 이 시점, 정권의 레임덕은 극에 달했는데 누가 과연 이러한 일에 영향력을 행사 하겠는가?

이미 정부와 당에는 가카의 친위대라 볼만한 세력은 붕괴한지 오래고

남아있는건 와대에 있는 떨거지(?)들 뿐인데 이 부담스러운 일을 등에 짊어질

무모한 열사(?)가 과연 있을까?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더군다나 법원, 특히 꼬장꼬장한 대법원에서 이 막바지에 어떤 압력이 있었다한들

통할 리도 없고 판사들이 바보가 아닐진대 시류를 모르고 덤벼들리도 전혀 만무한

상황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대법원장은 이용훈입니다. 이용훈은 참여정부 시절 대법원장에 올랐습니다.

변호사 시절의 일로 잠시 잡음은 있었지만 적어도 상식은 갖춘 인물로 평가받고 있고

재임기간 공판중심주의를 통한 법원개혁에도 힘을 쏟은 바 있습니다.

이번 정권과는 서로 매끄럽지 못했죠.

이 이용훈 대법원장의 임기가 9월이면 끝나게 됩니다.



이번 BBK사건의 대법원 판결은 이상훈 대법관을 주심으로하는 4인합의체에서 맡을거라고 합니다.

이상훈 대법관은 판사 재직시절과 대법관으로서도 합리적이라는 평을 받는 인물입니다.



BBK사건과 관련한 정봉주 전 의원과 검사들간의 민사소송은 정의원의 승리였습니다.

시사인과 검사들간의 민사소송도 시사인이 이겼죠.



정봉주의원의 이 사건은 정치적으로 아주 민감한 사건입니다.

만약 2심 판결내용이 대법에서 그대로 인용되면 정의원은 징역도 징역이지만

10년의 피선거권 박탈이라는 어마어마한 정치적 형벌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모르죠 일케되면 정봉주는 진정 영웅으로 거듭날지도...)

그러면 BBK는 어떻게 됩니까?

전국민이 다 아는 얘기를 법원이 손을 들어 해를 가렸다고 하겠죠.

과연 다음 대선에 혹은 총선에서 친이계가 대통령이나 당내 다수를 차지할 가능성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대개 대법원에서 곤란한 사건을 처리하는 방법은 두 가지라고 합니다.

하나는 미루다가 떠넘기고 가는 것.(전임 주심 대법관의 경우죠)

아니면 임기 말에 임박해서 처리하고 털어 버리는 것.



저는 이번 판결의 일자가 급박하게 결정된 배경에는 대법원장의 퇴임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