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 전 염소가 바다에서 헤엄치고 살던 무렵에
제가 사량도란 섬에서 살았더랬습니다.
당시 사량도에는 4H 란 청소년 단체에서 뒤산 옥녀봉에 염소를 방목하고 있었습니다.
외지에서 가끔 염소 잡아먹으러 아지매들이 계를 모아 오곤 햇지요.
어느날 못보던 외지 청년이 내게 오더니 돈을 빌려달라고 합니다.
부산에서 왔는 데 집에갈 때 염소 한마리 사가지고 가고 싶다고
15만원빌려달라고 ..
당시 염소 한마리가 15만원정도 했는 가 봅니다.
염소를 사서 산채로 부산으로 데리고 가겠다고 합디다.
어떻게 데리고 갈거냐니까 조그만 뗏목만들어 염소를 실어서
부산가는 배 뒤에 줄로 묶어서 가겠답니다.
뗏목이 뒤집히면 어떻할거냐니까
염소는 헤엄을 잘 쳐서 문제 없다고 하더군요.
하 애원하길래 15만원빌려주었습니다.
다음날 뗏목 만드는 지 가봤더니 저 보자마자 도망 가더군요.
그뒤로 아직도 못만났습니다.
염소가 수영잘 한다고 그 청년이 그러더만
나발님은 못한다고 구라치고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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