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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 슈퍼판매 찬.반에 갇히지 말고...
소비자인 우리가 불편한 것이 무엇인가? 우리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를 생각해보면 답은 나옵니다.
우리(소비자)가 원하느 것은 안전과 편의 둘 다이고, 그 방법은 있습니다.
의사도 약사도 대기업도 조중동 종편도 아닌 소비자는 소비자의 소리를 내어야 합니다.
소비자의 소리에 해당하는 좋은 내용이라 소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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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공휴일에도 진료하면 문제 끝!
의약품 약국 외 판매, 공공의약체계의 확립이 해답
일반의약품 약국 외 판매를 바라보는 시각
야간ㆍ심야 시간대나 공휴일의 의약품 구입 불편 해소라는 명분으로 촉발된 '일반의약품 약국 외 판매(이하 약국 외 판매)' 문제가 급기야 약사법 개정을 통한 전면적인1) 편의점 판매까지 치닫고 있다.
정부나 의사회, 경실련 등은 약국 외 판매가 의약품에 대한 소비자의 접근성을 높이고 일자리 창출 등 경제성장에 이바지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약사사회는 우리나라는 약국의 접근성이 세계 최고 수준이며 일반의약품이 마구잡이로 판매될 경우 국민들은 심각한 약물 유해 반응과 오남용에 빠질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또한 대형 마트나 편의점 등과의 경쟁에서 동네 약국이 도태될 경우 국민들이 전문가에 의한 서비스를 받을 기회가 줄어들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약물유해반응 보고체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임에도 편의점 판매 1순위로 거론되고 있는 타이레놀의 경우, 현재 의ㆍ약사라는 전문가에 의해 관리되어 있음에도, 해마다 2,206건에 달하는 부작용이 보고되고 있고2) 아스피린 역시 지난 3년 여 동안 1,753건의 유해반응이 보고된 사실3)을 고려하면 일반의약품 약국 외 판매가 국민들에게 가져올 약물유해반응과 약물오남용에 대한 약사사회의 우려는 분명 일리가 있다.
한편 약사사회와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이 문제가 단순히 의약품의 판매처를 확대하는 것만은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 즉 조ㆍ중ㆍ동으로 대변되는 보수언론이 사업자로 지정된 종합편성채널의 생존을 위해 의약품의 광고시장을 확대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4) 더 나아가 기재부가 추진했던 '전문자격사 선진화방안'에 일반의약품 약국 외 판매와 영리 약국ㆍ병원 도입 문제가 엮여 있음5)을 들어 이 문제가 결국 의료민영화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6)
문제 제기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 야간이나 공휴일에 자신들의 건강을 위해 요구하는 것이 과연 일반의약품을 편의점에서 구입하는 것인가 하는 것이다. 오히려 국민들은 야간과 공휴일에 약국과 의료기관에 대한 불편을 한꺼번에 호소하고 있으며 환자의 부담이 커지더라도 야간과 공휴일에 동네 의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7) 이는 인천시약사회에서 7,248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8)와 심사평가원의 연구결과9)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더구나 의료기관의 이용률을 보면 의약분업 이래 약국의 이용률은 지속적으로 하락10)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약국의 이용률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약국에서 질병치료용으로 판매하는 일반의약품에 대한 국민들의 의존도가 낮다는 것을 말한다. 반대로 이는 의약분업 이후 병ㆍ의원의 문턱이 그만큼 낮아져서 국민들이 어지간한 질환의 치료는 병ㆍ의원을 이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듯 약국에 비해 이용률이 월등히 높고 국민들의 실질적인 요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외면하고 약화사고 발생 시 구입자 스스로가 책임을 지게 될11) 일반의약품의 편의점 판매만을 외치는 의사회의 주장은 매우 무책임한 것이며 정부 역시 이를 조장한다는 면에서 자신들에게 주어진 사회적 책임을 방기하는 것과 다름없다.
더구나 병ㆍ의원의 문턱이 낮아졌다 해도 쉽게 이용하기 어려운 계층도 있다. 병ㆍ의원의 진료시간에 맞추기 힘든 맞벌이 부부나 야간 근무 노동자나 일용직 노동자, 농번기의 농민 등이 그들이다.
만약 현재 정부의 정책대로라면 병ㆍ의원의 주간 진료 시간 이후 응급상황 발생 시 이들은 편의점에서 자가진단에 의해 약을 구입해 복용하거나 아니면 비싼 응급실로 갈 수밖에 없다. 더구나 응급실의 경우 '응급증상 및 이에 준하는 증상'에 해당되지 않을 경우 비용을 전액 본인이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의료비 과부담 가구가 전 국민의 15.9%에 이르고 있는 우리나라의 상황12)에서 일반 서민들의 응급실 이용은 쉬운 선택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응급환자의 응급실 이용률은 꽤 높으며13) 그 이유는 바로 야간이나 공휴일에 이들이 실제 필요로 하는 의ㆍ약료 서비스 공백을 충족시켜줄 곳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실제 주간에 병ㆍ의원의 진료를 받기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거나 야간이나 공휴일에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자가진단에 의한 편의점 약 구입이나 고비용의 응급실 이용이 아닌 저렴한 의ㆍ약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곳이 반드시 필요하며 이것이야말로 진정 국민들이 바라는 것이며 또 국민들을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해답 – 외국의 사례
이와 같은 제도는 이미 네덜란드, 일본, 영국, 덴마크 등지에서 활발하게 이행되고 있다.14)
네덜란드는 전국적으로 설립되어 있는 105개의 지역 센터를 중심으로 야간이나 공휴일의 환자 불편을 해소하고 있다.15) 지역 센터에는 최소한 두 명의 당직 주치의와 한 명의 보조 인력이 대기하고 있으며 응급이동차량과 운전사를 갖추고 있다. 2004년을 기준으로 전체 인구의 90%가 센터를 이용했다고 한다.
영국에서는 NHS(National Health Services, 국가 보건서비스)와 SHA(Strategic Health Authorities, 전략적 보건당국)의 유기적 체계 아래 38개의 시간외 진료서비스 공급자에 총 4,409명의 일반의들이 참여해 9,124,772명의 환자들에게 평일 오후 6시 30분부터 다음날 아침 8시까지 그리고 주말과 공휴일의 환자불편을 해소하고 있다.16)
일본의 경우 지구 의사회에서 자발적으로 야간이나 공휴일에 지역의 응급환자 치료를 위한 재택당번의제를 운용하거나 인구 5만 이상을 기준으로 지방 공공단체가 야간이나 공휴일의 환자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휴일ㆍ야간급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17)
결론
국민들의 상비약 구비 수준이 높음에도18) 야간이나 공휴일에 건강 상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상비약으로 해결이 안 된다면 그에 대한 책임은 전문가들인 의ㆍ약사들의 것이다. 국민 건강을 책임져야 할 전문가 집단이 자신의 사회적 책임을 망각하고 전 국민의 15.7%인 약 5,000여만 명이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미국식 의료제도19)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 편의점 판매를 자신의 이해관계에 얽혀 무턱대고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 오히려 야간이나 공휴일에도 국민들이 안심하고 자신들의 건강을 돌 볼 수 있도록 '공공의ㆍ약료 체계'의 확립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해답이다.
야간이나 공휴일에 국민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공공의ㆍ약료 체계'의 확립은 분명 쉽지 않은 문제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에는 전국적으로 200여개가 넘는 공공의료기관이 산재해 있다. 이 공공의료기관을 잘 활용해서 필요한 인력을 보강하고 재정 지원이 겸비된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재원 마련 역시 4대강 사업과 같이 국민의 삶에 불필요한 일에 낭비하지 않고 적절하게 배분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이러한 의ㆍ약계의 노력을 바탕으로 의ㆍ약료 서비스의 공공성을 강화시킴으로써 의ㆍ약료에 있어 양극화를 불러 올 것이 뻔한 현 정부의 의료민영화 기도를 막을 수 있을 것이며 현재 만연한 서로 간의 불신을 극복하고 의와 약의 협력체계를 되살릴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의와 약의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서라야만 비로소 국민들은 그로부터 파생되는 이익을 맛보게 될 것이 자명하다.
이렇게 야간이나 공휴일의 환자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 올바른 해법을 내팽개쳐두고 엉뚱하게도 단지 일반의약품의 편의점 판매가 답인 양 여론을 호도하고 국민을 기만하는 정부의 약사법 개정 행보는 당장 중단해야 한다.
<각 주>
1) 데일리팜은 7월11일자 보도에서 경실련 등이 주장하는 대로 일반의약품이 약국 밖에서 판매될 경우 4,876개 품목에 2009년 생산실적 기준으로 77.7%의 일반의약품이 해당된다고 분석했다.
2) 이낙연 의원실 보도자료(2011. 3)
3) 약물 유해 반응으로 보고된 사례 의약품 빈도분석(곽정숙 의원실, 2010)
4) '건강과 대안'의 이슈페이퍼, '일반의약품 수퍼 판매' 논란,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 것인가? 6월 18일 '약사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 보도자료. 7월 5일,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성명서. 의약품의 방송광고 폐해를 보려면 '건강과 대안'의 '병원 및 전문의약품 방송광고는 왜 허용되어서는 안 되는가?(우석균)' 참조
5) 2009년 발표한 기획재정부의 '전문자격사 제도의 선진화' 참조
6) 2009년 12월 건강권 보장과 의료 공공성 강화를 위한 희망연대. 2011년 6월 18일 약준모 보도자료. 7월 5일,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성명서.
7) 보건사회연구원, '보건복지정책 수요분석 및 정책개발에 관한 연구(2010년)'에서 조사대상의 66.1%가 야간이나 공휴일에 의료기관이나 약국 이용에 불편을 겪었다고 응답. 80.9%는 환자의 부담이 커지더라도 야간과 공휴일에 동네 의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대책을 요구.
8) 심야의료응급상황 발생 시 우선적으로 생각나는 장소로 병ㆍ의원(42.3%), 119(42.2%)를 응답. 119역시 병ㆍ의원이 귀착지 임을 감안하면 결국 84.5%가 심야의료응급상황 발생 시 병ㆍ의원을 지목한 것으로 볼 수 있다(약국서비스 향상을 위한 설문, 2011).
9) 조사자의 88.3%가 응급실 이외 휴일 및 야간 진료를 하는 병의원이 많아져야 한다고 응답(심사평가원, 휴일 및 야간 진료 활성화 방안, 2005)
10) 의료기관 이용률 중 약국 이용률은 12.9%(2003), 8.7%(2006), 7.8%(2008), 5.3%(2010)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심사평가원, 의료서비스 이용률).
11) 약국 외 판매 의약품 도입 방안(보건복지부 공청회 자료, 2011,7)
12) 의료비 과부담이 빈곤에 미치는 영향(보건사회연구원, 2010). '의료비 과부담 가구'란 의료비 지출이 소득의 10%를 넘는 가구를 말 함.
13) 고대이 등(2003)이 2001년 9월부터 2002년 8월까지 응급센터를 내원한 환자 36,329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전체의 60%가 비응급환자인 것으로 조사되었음(심사평가원, 휴일 및 야간 진료 활성화 방안, 2005에서 재인용)
14) 유럽의 일차의료 현황(건강보험관리공단, 2007)
15) 45~120개의 주치의 진료소를 포괄하는 전담 조직. 오후 5시부터 아침 8시까지의 야간 시간대와 주말 시간대의 주치의 서비스를 전담한다(유럽의 일차의료 현황, 건강보험관리공단, 2007).
16), 17) 휴일 및 야간 진료 활성화 방안(심사평가원, 2005)
18) 한국소비자원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들의 89.4%가 가정에 상비약을 구비하고 있다고 응답(2011).
19) 유럽의 일차의료 현황(건강보험관리공단, 2007)
출처 : 야간·공휴일에도 진료하면 문제 끝! - 오마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