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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글] 말의 공격성..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11-07-29 08:30:03
추천수 3
조회수   487

제목

[잡글] 말의 공격성..

글쓴이

박상준 [가입일자 : 2008-01-03]
내용
Related Link: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

와싸다 게시판의 전반적인 정치적 성향이 제게는 전혀 불편하지 않기 때문에, 정치적인 사안이 있을 때도 부담없이 글을 읽는 편입니다.



사실 저도 1년여 전까지는 주변 가까운 사람들과 있으면 (주어없음에 대해서) 좀 험하게 이야기를 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와이프가 굉장히 불편해하더라구요. 뭐랄까, 내용의 옳고 그름이나 정치적인 입장과 관계없이, 비하하면서 말하는 이야기를 들을 때 거부감이 든다면서요..



생각이 비슷한 사람끼리 배설할 때는 큰 문제 없겠습니다만, 중요한 것은 우리편임을 서로 확인하는 것보다 더 많은 사람들을 설득하고 변화시키는 것 아니겠습니까. 한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우리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중요하지만, 우리를 지지해 줄 더 많은 사람이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 그리 오래살지 않아 경험이 일천한 사람이 주절거리는 것이니 너무 고깝게 듣지는 말아주시구요.





박상훈씨의 옛날 컬럼 중에 인상깊은 것이 있어서 퍼왔습니다. 정치의 발견이라는 박상훈씨 책의 뒷 편에 부록형식(?)으로 적어놓았던데, 잘 정리된 글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소개해볼까합니다. 제가 1년여 전에 느꼈던 바를 대신 적어주신 느낌이었습니다.



경향신문 컬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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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공격성 - 박상훈





오랫동안 노동운동을 했고 지금은 평화운동을 하고 있는 대학 동기를 만났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그는 우리 사회 진보파의 언어가 지나치게 공격적이고 때로는 폭력으로 느껴질 때가 많다는 말을 했다. 그러다보니 진보적 매체나 논의의 장에 더 이상 참여하거나 관심을 갖지 않게 되더란다.



미국 진보파들 사이에서 정신적 지주의 한 사람으로 꼽히는 사울 알린스키라는 사람이 있다. 그는 1930년대 시카고에서 빈민운동을 주도했고 나이가 들어서는 진보적 활동가들을 교육하는 일에 전념했다. 그가 교육했던 주제 가운데 하나는, 말의 공격성 혹은 상대에게 모욕을 주는 것으로 자신의 일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태도에 대한 것이었다. 누군가를 향해 ‘돼지’나 ‘파시스트’라고 인격적으로 비난하는 활동 방식은, 듣는 사람들로 하여금 “운동권이 원래 그렇지”라는 식으로 정형화된 이미지를 갖게 해 사회운동의 고립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려면 일반 대중의 경험세계 속에서 자신의 말이 어떻게 공명될 것인지를 중시해야 하고, 또 “상대의 가치관을 온전히 존중하는 바탕 위에서” 진보의 언어적 실천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끊임없이 강조했다.



:진보파의 언어 때론 폭력적



최근 인터넷 글쓰기의 영향이 커지면서 진보파들의 언어습관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보여 주목되고 있다. 집권세력과 그 수장을 ‘MB’ 내지 ‘2MB’로 표현하고 거기에 ‘명박이’ ‘쥐박이’ ‘생쥐’ ‘바퀴벌레’ 등의 모욕적 이미지를 결합시키려는 노력이, 진보파들의 말과 글에서 쉽게 볼 수 있게 되었다. 그것은 아마도 통치의 가혹함에 대한 강렬한 항의의 소산이겠지만, 결과는 그리 긍정적이지 않은 것 같다. 한번은 인권 문제에 대한 관심을 진작시키기 위한 콘서트에 갔는데, 시작에 앞서 사회자가 그 취지를 설명했고 해직교사 한 분을 무대로 초청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런데 해직교사가 자신의 사례를 설명하면서 현 정부를 “이명박 정부”라고 지칭하자 사회자는 “MB 정부를 좋아하시나 보네요”라고 물었다. 이명박 정부와 MB 정부 사이의 언어 선택이 갖는 정치적 의미가 사회자에게는 예민하게 포착되었던 듯하다. 사람들은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객석은 무슨 영문인지 몰라 조용했는데, 사회자가 농담이라고 말한 다음에도 여전히 조용했다. 진보파들과 그렇지 않은 일반 시민 사이에 언어습관의 괴리가 커지는 것은 좋은 현상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그간 우리 사회에서 말이 갖는 공격성 내지 폭력성은 주로 보수적 정향이 강한 사람들의 특징이었다.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을 향해 폭도나 빨갱이, 친북좌파라고 공격하는 일이 허다했다. “말 많으면 빨갱이”라는 비이성적 논리가 강요되기도 했고, 빨갱이들은 개조가 안 되고 대화로 풀어보려 했다가는 자칫 말려들기나 한다며 “때려잡자”거나 “북한에 보내자”는 무서운 주장도 많았다. 그런데 그런 억압적인 현실을 개선하고자 하는 진보파들 사이에서도 말이 자꾸만 나빠지고 있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마음 불편한 일이다.



:인간적 따뜻함 뒷받침될때 힘



흑인이라는 정체성 속의 이중적 억압성을 날카롭게 문제 삼는 작품들로 퓰리처상과 노벨문학상을 받은 토니 모리슨은, “문학은 정치적인 동시에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워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정치적인 주제를 진지하게 다룬다면, 분명 이 말과 글은 파당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기성체제에 대한 근본적 비판자로서 진보파가 갖는 사회적 가치 또한 파당적이 됨을 기꺼이 감수하는 자세에서 기인하는 바 크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그 파당성은 공정한 태도와 인간적인 따뜻함 그리고 말의 부드러움에 의해 뒷받침될 때,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진보적인 것의 가치도 소중하지만 그보다 인간적인 것의 가치가 더 넓고 풍부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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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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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호 2011-07-29 08:34:47
답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안성근 2011-07-29 08:41:55
답글

반성하게 되네요.

ktvisiter@paran.com 2011-07-29 09:10:39
답글

저도 반성합니다......

박상준 2011-07-29 09:15:56
답글

헉. 규호님 성근님 종호님.. 감사합니다, 반성함니다.. 라고 쓰시면 제가 무안해지지 않습니까.. ㅠㅠ<br />
평소처럼 @$%$@!#%^$^@$%^@#$ 라고 적어주셔야.. 저도 씩 웃고 지나가는데.. 쿨럭..

김준남 2011-07-29 09:19:05
답글

정말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br />
<br />

신석현 2011-07-29 09:30:02
답글

정말 평소에 하고 싶었던 말입니다. 잘 읽었습니다.^^<br />
설득의 힘을 잃은 진보는 진보일 수가 없죠

이인규 2011-07-29 09:54:09
답글

동감합니다.<br />

ktvisiter@paran.com 2011-07-29 10:06:34
답글

상준님....ㅠ,.ㅠ^ 저도 확 수그릴땐 압니다....<br />
<br />
글구, 그 카메라 어여 내놔....ㅡ,.ㅜ^

김인봉 2011-07-29 10:36:21
답글

원 글의 뜻에 일정부분 동감하면서도 또 다른 면도 있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말이 공격적인만큼 실제로 변화시키려는 노력은 안 해서라고 생각하거든요. <br />
카타르시스란 말처럼요. 무지무지 분노하고 거칠게 말하지만 그 속에 바꾸려는 에너지까지 발산해버려서......<br />

박상준 2011-07-29 11:33:09
답글

준남님, 석현님, 인규님 감사합니다.<br />
종호을쉰.. -0- 저도 사진 안찍은지 오래되어서.. ㅠ<br />
인봉님, 맞습니다. 박상훈선생도 그런 요지의 이야기를 하시더라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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