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요즘 비가 엄청 오고 있죠.
이것 때문에 이웃집과 분쟁이 생겼는데 판단이 잘 안 돼서 의견을 구합니다.
저희 집과 옆집(아랫집이라고 하겠습니다)은 경사진 지대에 세워진
단독주택들인데요, 아랫집이 저희 집보다 약간 낮은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런데 비가 오면 저희 집의 땅속으로 스며든 빗물이 아랫집으로 흘러온다고
조치를 취해 달라고 합니다.
아랫집에 가 보니 바닥으로 물이 스며들어서 바닥이 젖은 상태이고 펌프로
물을 퍼내고 있더군요. 저희 집에서 간 물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저희 집 마당에 색소를 풀어보니 아랫집으로 색소물이 나오는 걸로
봐서 일단 저희 집 쪽에서 간 빗물은 맞는 것 같습니다. 참고로 저희 집도
배수구는 따로 있기 때문에 마당의 빗물이 몽땅 그 쪽으로 간 것은 아니고
아랫집에 인접한 땅 속에 스며든 빗물이 흘러간 겁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비가 워낙 많이 오니 그 양이 무시못할 정도가 된 거구요.
그런데 제가 궁금한 것은, 비록 저희 집에서 흘러간 빗물이긴 하지만
저희가 물길을 의도적으로 아랫집 쪽으로 낸 것도 아니고 땅속에 스며든
물이 자연스럽게 아랫집으로 흘러간 건데 그것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땅속으로 흘러간 물이 그 집 바닥을 적신다면 그건
그 쪽 집의 건축 자체가 방수를 충분히 대비하지 못한 부실공사를 한 것이고
그 집에 책임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죠.
실제로 저희 윗쪽집에서도 저희 집으로 물이 조금씩 흘러내려오는데
저희는 그러려니 하고 그것에 대해 항의를 한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구청에 가서 문의해 보니 이런 종류의 분쟁은 자기들이 조정해 줄 수
없는 입장이라는 원론적인 말만 하고 적당히 합의를 보라고 합니다.
아랫집에서 요구했던 사항은
- 저희 집 마당에 방수용 소재를 깔고 흙을 경사지게 덮어서 자기 집쪽으로
물이 흘러오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 바닥이 젖어 도배를 새로 해야 하니 그 비용을 부담해 달라
정도입니다. 안 되면 그 동안의 피해를 다 따져서 소송하겠다는 말도 나왔습니다.
저는 저희 책임이 맞는 건지 아직도 납득이 안 되고 있지만, 옳고그름을
떠나서 싸움이 커지는 건 최대한 피하고 싶고 이웃 사정이 딱하기도 해서
마당공사는 일단 어머니와 협의해서 최대한 해 주겠다고 말을 해서 돌려보낸
상태입니다. (비용이 얼마나 들 지는 아직 따져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도배비용까지 요구하는 부분은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입장입니다.
요약하면
- 저희 집 마당의 빗물이 땅으로 스며들어 아랫집으로 흘러가서 피해를 줬다.
(이건 저희도 인정하는 부분입니다.)
- 하지만 땅속의 물이 흘러간 것까지 우리 책임인지 납득하기 어렵다.
- 어느 정도까지 해 주는 것이 합리적인 해결책인지 알고 싶다.
정도입니다.
이상은 최대한 객관적으로 쓰려고 노력했는데 아무래도 제 입장에서
유리하게 쓴 부분도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 저희의 책임 범위에 대한 의견을
부탁드리고, 혹시 제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 있으면 그것도 가차없이
지적 부탁드립니다.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책임져야지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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