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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죄하러 갑니다...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11-07-24 10:51:02
추천수 0
조회수   1,745

제목

사죄하러 갑니다...

글쓴이

이승철 [가입일자 : 2001-12-12]
내용
어제 가족과 함께 그리고 초등학생 아들 친구를 데리고 계곡에 놀러 갔습니다.



제가 몇 번 수영장에도 데리고 간 아들 친구이기에 나름대로 익숙한 아이였습니다.



아침에 그 아이 엄마의 배웅과 감사의 인사를 받으며 여행을 떠났죠.





계곡에 도착하여 집사람은 휴식을 취하던 중



아들과 친구 그리고 저 이렇게 셋이서 물놀이를 하다가 큰 사고가 났습니다.





제가 보트를 태워주려고 했는데



아들 친구가 계곡의 바위 사이로 걸어오다가



그만 발이 미끄러져 무릎으로 심하게 넘어졌습니다.



아들은 저쪽에서 물놀이 중이었고요.





당황해서 아이를 일으켜 세우는데



충격을 입은 왼쪽 무릎이 심하게 찢어진 겁니다.



너무 놀라 상처를 살피려는 순간 피가 마구 나더군요.



급하게 상처를 손으로 막고 피를 씻어내는데도 자꾸 흐르고요.



정말 머릿속이 하얘졌었습니다.





계곡 위쪽에 계신 분께 소리를 질러 도움을 청하니



옆에서 물놀이하던 아저씨가 제 대신 보트를 밀어주어 아이를 물 옆으로 옮겼고



뒤이어서 위에 계시던 아저씨가 아이를 계단 위로 가는 것을 도와주셨습니다.





올라와서 바로 지혈하던 손을 놓으니



다행히도 많은 피는 멈췄더군요.



사색이 되어 달려온 집사람에게 손수건을 건네받아



상처를 강하게 묶었습니다.





아이는 벌벌 떨며 하얗게 질려가고 있었죠.



정말 속으로 저도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세로로 8cm 그리고 5cm 정도의 3mm 벌어진 두 상처가 사람 인자처럼 파였는데



지혈이 되었어도 이것은 바로 꿰매야겠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아이를 진정시키고



그 계곡 주인장이 차를 가져와 그차를 타고 병원으로 직행했습니다.



토요일이라 보건소는 문을 닫아



읍내에 있는 내과와 외과가 함께 있는 병원으로 갔죠.





급하게 엑스레이부터 찍었는데 천만 다행히도 뼈에는 이상이 없었습니다.



일부러 다치지 않은 쪽까지 다 찍어 정확하게 진단하더군요.





그리고 찢어진 부위가 심해 꿰매는 수술에 들어갔는데



갑작스러운 부상과 상황에 놀라고 추위에 떠는 아이를 진정시키며



병원에서 준 담요 두 장으로 아이 몸을 감싸고



수술에 들어갔습니다.





수술실에서 아이가 체온을 유지하게 몸을 문질러주며



수술받는 동안 옆에서 아이가 무서워하지 않도록 계속 이야기를 했습니다.





"지금 마취주사를 놓는데 이것만 따끔하고 그다음부터는 전혀 아프지 않을 거다."



"잘 용감하게 잘 참고 있다. 1/3 정도 상처가 꿰매지고 있다."



"이제 거의 다 되었다. 예쁘게 잘 붙었다."





정말 고맙게도 아이가 잘 참아주었습니다.



의사분도 수술을 잘해주었습니다.





무려 20 바늘 가까이 꿰맸습니다...





파상풍 주사를 맞고 처방받은 약을 들고 다시 차를 타고 계곡을 돌아왔죠.



집사람과 아이는 사색이 되어 기다리고 있더군요.





아이가 점점 기운을 차리기에



밥을 먹이고 평상 그늘에 누워 편히 쉬게 했습니다.



다행히도 움직이거나 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없었고요.





아이가 기운을 차린 후 짐을 챙겨 서울로 왔습니다.





아이를 데리고 집으로 가서 아이 어머니를 만났습니다.



놀라실까 봐 미리 전화하지 않았거든요.



그 자리에서 사고 경위와 치료 진행을 자세히 설명해 드린 다음





"정말 면목없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이 두 말씀을 계속 드리며 계속 고개를 숙였습니다.





아주머니께서 아이가 실수한 것이라며 괜찮다고 하셨지만



얼마나 속이 쓰리셨겠습니까?





그리고 오늘은 아이 아버지께 사죄를 드려야죠.



조금 있다가 가서 말씀드리려고요.





삼 년 전 이맘때 아들 녀석이 친구와 사소한 실랑이를 벌이다가



핸드폰으로 맞아 눈 밑에 긴 상처를 입어 마음이 아팠던 기억이 있습니다.



병원에서 아이 얼굴을 보는 데 피멍과 상처에 왈칵 눈물만 나더군요.



그때 나름대로 친하다고 생각했는데 그 부모인 두 분이



저에게는 일언반구도 없으시더군요...



저는 그 심정을 겪었고 알기에 그러지 않으려고요.







마음이 무겁고 죄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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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희 2011-07-24 10:57:16
답글

정말 감동입니다. 따뜻한 맘 느끼고 갑니다. 그래서 와싸다가 좋아요<br />
다친 꼬마 얼른 나았으면 합니다.

함지영 2011-07-24 10:57:31
답글

정성스레 아이를 돌봐주셨으니<br />
그아이 부모님도 이해해주실겁니다.<br />
많이 놀라셨겠네요

이욱동 2011-07-24 10:58:26
답글

마음이심란하시겠네요.<br />
이 글만 봐도 성철님의 진심이 느껴지네요.<br />
그 분들도 잘 이해 주실겁니다.

이준열 2011-07-24 11:01:55
답글

아이 키우는 입장에서 심히 공감이 되고 저까지도 가슴이 아픕니다.<br />
진심은 통할껍니다.

jswoo70@hotmail.com 2011-07-24 11:12:51
답글

정말 놀라셨겠네요. 진심을 담아 행동하셨으니 그 분들도 너그럽게 받아주시겠죠. 너무 죄책감에 심려마세요.

정철호 2011-07-24 11:14:48
답글

승철님 같은 분들덕분에 아직 세상은 살만한것 같습니다.

이석주 2011-07-24 11:20:26
답글

승철님같은 분들만 이세상에 살면 살맛나는 세상일 것 같습니다.

entique01@paran.com 2011-07-24 11:24:08
답글

놀라셨겠습니다. <br />
아이들 놀다가 다칠수도 있고 하지만 요즘 부모님들이 다 내맘같지가 않아서.... ㅠ.ㅜ;;<br />
<br />
<br />
<br />
승철님 같은분만 있다면 세상 살기 좋을겁니다.

김일영 2011-07-24 11:31:20
답글

크게 나빠질 수도 있었는데 침착하게 잘 처리하셨네요. 뼈에 이상없다니 다행입니다. 아이들이 놀다가 다칠 수도 있는 거죠. ^^

백노현 2011-07-24 11:41:53
답글

같은 자식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안타깝지만<br />
친구 아버님도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주시리라 믿습니다.<br />
아이의 빠른 쾌유를 빕니다.

이준익 2011-07-24 12:17:18
답글

좋으신 분이네요.승철님...복 받으실 겁니다.

이수영 2011-07-24 12:17:36
답글

침착하게 잘 처리하셨네요<br />
<br />
아이아빠도 고마워 할겁니다...

mcjou9@kornet.net 2011-07-24 12:21:37
답글

정말 힘드셨겠고, 지금도 힘드시겠네요.<br />
아이나 어른이나 순식간에 사고가 날 수 있는데, 거기 대처하는 마음이 중요하겠죠. <br />
그 아이 부모님도 이승철님의 진심을 받아주고 고마워하시리라고 믿습니다. 사실 더 이상 어떻게 하실 수 있겠습니까?

정영순 2011-07-24 13:08:12
답글

이승철님 저도 놀랬습니다.<br />
<br />
그래도 치료를 잘받고 아이도 괜찮은것 같아서 그나마 다행입니다.<br />
<br />
아이들은 놀라울정도로 회복이 빠르니 너무 염려마시구요.<br />
<br />
그아이 부모님 마음은 아프시겠지만 진심은 통한다고 이승철님의 마음을 알아주고 이해해주실겁니다.

이병철 2011-07-24 14:14:25
답글

바닷가나 계곡은 날카로운 돌이 곳곳에 널려 있어정말 조심해야 합니다. <br />
잘못넘어지면 큰 사고가 날 수 있어요.

이상태 2011-07-24 14:20:52
답글

글을 읽는내내 저도 떨렸습니다. 뼈에 이상이 없어서 정말 다행이네요.

최경찬 2011-07-24 14:29:13
답글

몇년전 아들넘 초딩 때 소년단 활동으로 선생님 인솔하에 오션파크엘 갔다가 <br />
수영장에서 이마를 찢기는 사고가 있었습니다.<br />
<br />
담당 선생님이 즉시 전화를 주셨고 양평 길병원에서 만나기로 하고 저도 출발했는데<br />
저는 서울도 못벗어 났는데 이미 병원 도착해서 상처 꿰맸다고 다시 연락이 오더군요<br />
알았으니 선생님께서 잘 데리고 일정 마치시고 서울오면 뵙겠다고 했지요.<br />
<br />

권영득 2011-07-24 14:56:25
답글

무거운 마음 잘 해결되시고<br />
홀가분한 마음으로 <br />
다시 음악을 듣게 되시길 바래봅니다

정윤환 2011-07-24 15:19:45
답글

아이가 심하게 안다친게 천만다행이구요<br />
마음고생 많이 하셨네요

김동수 2011-07-24 18:05:08
답글

어디 잘리거나 찢어지는 심한 부상을 당하면 무조건 그 상태그대로 수건이나 옷으로 한번에 지혈하고 아무리 지저분해도 바꾸지 말고 유지해야 한다더군요. 그래야 지혈도 되고 감염을 막을 수 있다고... <br />
<br />
어쨋거나 모두들 많이 놀라셨겠네요.

박태희 2011-07-24 18:27:12
답글

남자 애들 그렇지요. 어쩌겠습니까. 그 분들도 이해하실 겁니다.

강신구 2011-07-25 08:34:45
답글

다른이의 자식과 함께 간다는 것이 많이 부담스럽죠.<br />
그리고 승철님도 최선을 다해 그리고 진심으로 대처를 했기에 그 분도 이해하실겁니다.

방덕원 2011-07-25 10:53:26
답글

고생하셨습니다. 그리고 아마 아이도 놀랐지만 건강하게 회복할 겁니다. <br />
아이의 부모님도 감사할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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