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 웨이브의 한대수 인터뷰 발췌입니다.
http://www.weiv.co.kr/view_detail.html?code=interview&num=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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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건 자서전을 읽고 궁금했던 점인데요, 책에 보니까 '밥 딜런(Bob Dylan)은 별로고, 존 레넌(John Lennon)이 훌륭하다'는 논조로 쓰신 부분이 있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요.
- 물론 음악적으로 밥 딜런의 영향을 안 받은 사람이 없지. 그 당시에 제일 큰 영향력이라면 비틀스(The Beatles)와 밥 딜런인기라. 그렇제? 그런데 내가 하모니카 불고 통기타 침으로서 밥 딜런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보여졌는데, 어느 나라나 통기타 치고 하모니카 부는 사람은 있는 것 아닌가? 일본에도 있었고, 영국에도 도노반(Donovan)이라고 있잖은가. 그런데 밥 딜런은 개인적으로 그다지 좋아하질 않는기라. 그 사람이 대가라는 것은 인정하는데, 그러면 차라리 나는 닐 영(Neil Young)을 더 존경하지. 내가 존 레논을 존경하는 것은 그 사람이 비틀스로 활동하면서 그렇게 큰 명성과 '화폐'를 벌었잖아? 그랬는데도 그 사람은 항시 평민들의 고통을 생각했고, 자기 자신이 편안한 상태에서도 그냥 안일하게 있지 않았다는 점이지. 항시 자기 위치를 하나의 도구로 삼아 논리가 당최 서지 않는 이 사회를 논리적으로 만들려고 노력한 사람이라고.
Q: 말씀을 듣고 보니 밥 딜런의 영향을 받았다는 평은 인정하지 않으시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밥 딜런을 싫어하시는 것은 너무 ‘화폐’를 추구했기 때문이라는 말이 될까요?
- 물론 밥 딜런 영향은 받았지. 안 받은 사람이 있겠나. 나뿐만 아니라 전부 다 받았지. 나중에 보니까 비틀스도 밥 딜런 영향 받았다고 하더만. 특히 가사 쓰는 일에 있어서. 훌륭한 작곡가이고 작사가인 것은 맞아. 그런데 내가 안 좋아한다는 것은, 15년 전쯤에 미국에서 어느 공연을 보러 간 이후였던 것 같은데, 그 양반은 내가 보기에 자기 유태계 사람들끼리 비밀스러운 무엇이 있는 것 같은기라. 처음에 그 사람 이미지는 그리니치 빌리지에서 고생하고, 기타 하나 들고 배를 굶어가며 노래하는 시인의 느낌이었는데, 나중에 공연을 보니 그게 아니더라고. 그다지 성의도 없는 것 같고, 노래를 아무렇게나 해버려. 그리고 ‘굿바이’하고 가고, 전혀 땀도 안 흘리고. 그래서 내가 영향을 받은 건 사실이지만 존경심은 별로 안 생기던기라. 차라리 존 레논이나 닐 영이 훌륭하고, 조니 미첼(Joni Mitchell)도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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