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시절 친하게 지내던 두 친구가 있었습니다.
편의상 A와 B라고 칭하겠습니다.
A는 IMF때 한국생활을 접고 식구들 데리고 미국으로 가서 불법체류를 해가며
온갖 고생을 하다가 뇌출혈을 얻어 미국 의료체계의 병원신세를 지고 살아나긴 했는데
그 덕분에 약 10만불의 의료채무를 미국정부에 진 채 추방 되었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와서도 뇌출혈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와중에 이혼의 고통도 겪고
실의의 나날을 보내다 종교생활을 하면서 차츰 심적, 신체적 안정과 회복을 이루고
일도 하면서 잘 지내다가 엊그제 급성심근경색으로 병원에서 스탠트 수술을 받고
입원중이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뇌출혈 때문에 술은 끊었지만 입에 물고살던 담배가 원인이 되어 사단이 난거 같습니다.
내 보다보다 파이프 잎담배와 권련을 함께 갖고다니며 교대로 피워대는 놈은
이놈이 처음입니다. 그렇게 담배 좀 줄이라고 얘기했건만....
B는 성실한 직장생활을 통해 안정된 가정을 꾸리고 직장내에서 인정받는 위치에 오르더니
아랫놈들이 사고치고 이 사건 때문에 회사를 옮겨야만 했고 거기서 적응 안돼서
고민하는 모습을 봤었는데 느닷없는 갑상선암 발병으로 수술을 받은게 1년 반 전입니다.
갑상선암이야 이른바 '착한암'이라고해서 다른데로 전이도 거의 없고 치료도 쉽지만
남은 평생 약 먹으면서 술, 담배를 멀리해야하는 자기관리가 필수적이지요.
그런데 일마가 작년여름 사업을 새로 시작했는데 사업을 꾸려가면서 스트레스가 심한지
술을 좀 홀짝거리더니 이젠 대놓고 퍼붓나 봅니다.(원래 말술입니다.)
엊그제 전화하다 '야! 너 술 그렇게 먹어도 돼?' 그랬더니 '에이~ 한많은 세상...'
어쩌구 하면서 양껏 마시다 죽겠다는 심뽀인 모양입니다.
아! 새퀴들이 왜 다 저 모냥인지 걱정돼서 죽갔습니다.
저는 개도 안걸린다는 오뉴월 감기에 걸려서 병원에 입원해있는 놈한테 옮길까
가보지도 못하고 있는 신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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