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새벽에 동료랑 셋이서 골프를 갔습니다. 날이 더워서 9홀만 돌기로 하고 갔지요. 골프장 초입에 들개 몇마리가 차를 따라 붙습니다. 우리가 가면 따라 뛰고 서면 같이 서서 주변을 맴돌더군요. 이동네 개들은 달려가는 차를 물려고(?) 뛰어들곤 한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기분이 별로 좋지 않더군요. 암튼 차를 빨리 달려서 들개들을 떼어 놓았습니다.
시작하고 네번째 홀인가 그랬습니다. 간이 벤치에 앉아서 담배 한대 피면서 한숨 돌리고 있는데 멀리서 들개 몇마리가 보였습니다. 점점 다가오더군요. 대장처럼 늠름해 보이는 한 녀석 뒤로 서너마리가 일렬로 따라옵니다. 머리털이 곤두서고 등골이 서늘해 집니다. 슬금슬금 일어나서 캐디백쪽으로 가서 골프채 한개씩을 꼬나 줘었습니다. 10여미터 간격을 두고 1:2의 대치상황으로 들어갑니다. 물론 시선을 다른곳을 향했지만 긴장을 늦추지 않고 곁눈질로 흘끔흘끔 처다봤습니다. 대장이 한동안 우리쪽을 주시하다가 다른쪽으로 향합니다. 홀을 도는 내내 주위를 두리번 거리고 한시도 골프채를 놓자 않았습니다. 개들이 간 쪽으로 티샷이 안가기를 염원하면서... ㅎㅎㅎ
9홀을 돌고 쉬면서 클럽하우스지기에게 물어봤습니다. 개들이 베리베리 데인저러스 하다더군요. 뿐만 아니라 몇년 전까지는 뱀도 출몰을 해서 물린적도 있다고 합니다. 다행히 전갈은 아직 못봤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