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김진숙 희망의 버스가 전국 각지에서 부산으로 출발합니다.
밤에 일하고 낮에 자야 하는 올빼미 신세라서 참가하지는 못하지만
죄송스러운 마음에 글이라도 한 줄 남기고 자려 합니다.
기본적인 생활비조차도 벌 수 없을 때 사람인 것이 얼마나 비참할 수 있는지 겪어본 적 있습니까?
일터에서 쫓겨나 삶의 터전을 잃고 얼마 안 가서 곧 길거리로 내몰리게 된 사람들이 불안에 떨며
잠도 못자고 밤마다 악몽에 시달리는 그 피마르게 괴로운 심정이 어떤 것인지 상상이 가십니까?
뒤에 남겨질 가족이 불쌍해서 죽지 못할 뿐 삶이 죽음보다 더 고통스러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희망버스는 그처럼 힘들어하는 분들에게 희망과 삶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갈 용기를 주려고,
세상은 그래도 아직 따듯하며 아직은 좀더 참고 견뎌볼만하다는 것을 알려주려고 갑니다.
세상은 나 혼자서 살아가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누리는 모든 편익이 다른 사람들의 땀과 노력과 눈물과 희생으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적어도 남보다 더 배우고 더 나은 삶을 사는 지식인이라면 더 못한 사람들의 희생을 망각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망각하지 않는 것은 우리가 지식인으로서 사회에 지고 있는 책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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