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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이야기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11-06-24 17:40:34
추천수 0
조회수   1,045

제목

농사이야기

글쓴이

강종호 [가입일자 : ]
내용
안녕하세요. 안성에서 농업이라는 직업을 갖고 있는 회원입니다.

요즘 메스컴이나 인터넷카페 이곳 와싸다에서도  귀농에 관심이 많은 것 같아 그냥 제 농사짓은 이야기를 써 볼까합니다.

 

직장생활을 한번도 해본적이 없는 저로서는 이곳 게시판의 직장내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으면서 간접체험을 하고 있습니다.

책상에 앉아 야근까지 하면서 할일이 뭐그리 많을 까 하는 것은 아직도 위문입니다.

 

직장인 여러분들도 농업인이 구체적으로 뭐하고 지내고 있는지  뭔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할거라(? ) 생각되어 이렇게 조심스럽게 글을 올립니다.

 

제소개

73년생,97년부터 농업을 시작함,품목:배

취미:영화보기,과수원에서 사진찍기

부모님과 저희부부 딸,아들과 농업을 하고 있습니다.

 

 

1.봉지쒸우는 6월

그제 오후부터 비가오기 시작합니다.항상 일을 쌓아 놓고 지내는 저로서는 비오는 날이야 말로 마음놓고 쉬는날이라 무척 행복합니다.

근래에는 6월장마가 이렇게 연속으로 비가 오지 않았는데 태풍탓인지 모처럼 긴 휴일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곳 와싸다에서 구입한  홈씨어터로 영화를 보는게 취미인 저는 그제부터 '위험한상견례',수상한고객들,웨이백,아메리칸을 보고,새로 구축하는 홈페이지 자료를 만들고,이제 막 100일 바라보는 아들을 보면서 저의 휴일을 보내고 있습니다.

 

달콤한 휴일이 있기전까지는 배봉지를 싸느라 정신이 없었고 비가 그치면 다시 빠진 봉시를 싸야합니다.

이게 뭔얘기인지 이해가 안가시는 분이 많을텐데 지금부터 배과수원의 주요 작업과정의 하나인 배봉지 쒸우는 이야기를 해볼까합니다.

 

여름에 배 과수원을 지나치다가 관심있게 보신분은 노란봉지,회색봉지,신문봉지,똑같은 한자로 인쇄된봉지가 쒸워진 과수원을 볼수 있었을 겁니다.

노란봉지는 주로 수출농가가 쒸우고 회색봉지는 추석출하를 목적으로 깔이 일찍나라고(햇볓투과율을 낮게하여)쒸우고 신문봉지와 인쇄지(수출용도 됨)는 일반적으로 쒸우는 봉지입니다. 봉지 한장당 가격은 23원~33원정도 합니다.

봉지를 쒸우는 목적은 병충해 완화와 때깔을 좋게 하기위함입니다.

봉지를 쒸우지 않고 가을까지 가면 사람얼굴 탄것서처럼 깔이 진해지고 각종나방류와 균에 위해 정상과를 찾기가 힘들 정도로 됩니다.

 

봉지쒸우는 시기는 이론상 배꽃만개후 35일~45일라 하지만 (올해 안성지역 4월29일경만개) 인력수급상 그 날짜를 맞추기 힘들고 늦게는 7월중순까지 봉지를 쒸우는 농가도 생기개 됩니다.

여기서 농가들의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는데요. 봉지쒸우는 날이 늦춰질수록 깔이 진하게 되어 제값  받기 힘들어 집니다.

더구나 올해 처럼 흑성병(검은별무늬명)이 만연한 상황에서 이번 비처럼  봉지를 쒸우지 않은 상태에서몇일동안 비를 마추면  감염확률이 굉장히 높아잡니다. 살균제 효과가 설명서에 10일이  간다고 써있지만  이를 믿는 농민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비오기전에 농약을 살포해도(어떤면에서는 방제기기로 모는 잎과 열매를 100% 도포할수 없기때문일수도) 연일 비가 지속되면 안심할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봉지를 일찍쒸우지 않으면 불리한 점이 많은 데도 제때에 쒸우지 못한는 이유은 봉지쒸우는 전문인력이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과수원일은 주로 팀으로 움직이는데 한팀당 10명~20명정도 인원이 있고 한팀이 관리하는 농원이 10농가정도 됩니다.팀에는 팀장(오야)이 있어 팀장의 권한으로  농가순서를 정해서 들어갑니다.여기서 과수원의 여건이(경사지,밭이여기저기 쪼개져 있거나)이 나쁘거나 팀장 팁이 적거나 하면 순서가 뒤로 밀리게 됩니다.

가족농이 아닌 대농의 경우 농사 기술도 중요하지만 자기 팀을  잘 관리(?) 하여 제때에 작업을 끝낼 수 이께 하는 것이 품질에도 영향을 상당히 미치게 됩니다.(열매솎기,봉지쒸우기,수확작업은 시기가 중요합니다.)

 

만약 여러분이 귀촌을 해서 과수원일을 꾸준히 하고 싶으면 농원주인에게 부탁을 하는 것이 아니라 팀장의 허락을 받고 팀에 들어가야  꾸준히  일을 할수 있습니다.기술이 딸리는 점은  인원에 묻여 덜 티나게  배우면서 할수 있습니다.그러나 문제는

자신의 체력과 끈기는 한없이 높아야 버틸 수 있습니다.

 

왜 체력과 끈기가 한없이 높아야  할까요? 건설 노가다도 아니데?

다른 작업과정은 몰라도 배봉지쒸우는 작업때문입니다.

과수원의 다른 작업은 일당으로 하지만 봉지쒸우는 일은 철저히 성과급으로 합니다.

한장당50원. 일 시작은 새벽 5시 끝나는 시간은 오후7시50분(열매가 보이는 시간부터 안보이는 시간까지)

휴식시간은 따로 없고 식사와 참 먹는 시간이 휴식시간 입니다. 그렇다고 식사 이후 쉬지도 않습니다.숟가락 놓기 무섭게 밭으로 갑니다.

비가 와서 작업이 어려운 (조금오면 우비입고 함) 날만 빼고 6월10일 경부터 7월중순까지 작업은 지속됩니다.

날짜를 정해놓고 하는 것이 아니라 농가를 정해놓고 하는 일이라 비가 오면 일이 계속 늦춰지고 아줌마들은 점점 힘들어지고 농가들은 왜 안들어 오냐고 성화고 ..

도중에 왠만큼 아프고 힘들어도  눈치보여 빠질수도 없는 상황이 됩니다.

 

5시에 농가에서 일을 시작하려면 집에서 4시에 일어나 4시30분이면 농가에 데려가는 승합차를 타야 하고 저녁에 집에 오면 8시30분쯤 되겟지요.이런 힘든 과정을 한달 이상 지속할 수 있는 이유는 나름 높은 수입때문입니다.

잘싸는 분은 하루에 6000장 싸시고 보통싸시는 분은 4000장.(저희 팀에 65세 분이 하루 5000장 이상 싸시는 분도 있습니다.) 노동시간에 비하면 많은 금액이 아닐 수 있지만 이렇게 벌면 한여름과 한겨울에 쉬고도  일년내내 공장다닌 것보다 나은 수입이 될수 있기 때문에 하시는 것 같습니다. 어떤분은 적성에 맞아서 하신다는 분도 계시지만 요.

 

이렇게 무리한 작업일정을 펼쳐도 봉지 쒸우는 작업이 7월로 넘어가고 팀의 평균연령은 점점 높아지고(40대는 어디에 있나 50대는 막내) 새로 뛰어드는 사람은 없고 앞으로 인력 수급문제 때문에 대단위 농사는 힘든게 아닌가 예상됩니다.

 

일하는 아줌마들도 힘들지만 이일을 진행하게끔 해주는 농가도 힘들기 마찬 가지입니다. 비록 4일만 하면(저희농원) 되지만

아줌마들 도착하기전에  도착하자마자 드실 요그르트 음료를 준비해서 드리고, 1000장씩 비료푸대에 담아 지급한 봉지가 떨어지면 다시 1000장 지급하고, 아침 8시에 식사 준비하고, 10시에 원기회복 박카스와 우루사를 드리고, 12에 시원한 냉면이나 국수 준비하고, 3시에 식사 준비하고, 5시에 수박 썰어서 한분씩 드시게 배달하고, 더우면 30분이 멀다하고 보온병에 얼음띄워 시원하게 준비한 물을 한분한분씩 딸아 드리고  중간중간에 미쳐 솎지 못한 열매도 솎으면서 아줌마들과 똑같이 시간을 보내야 합니다.

가족을 총 동원에서 서포트를 해줘야 일이 진행됩니다.

아이가 어리면 돌봐줄 할머니도 있어야 하고 말이지요.

 

이런 노력과 많은 비용을 들여 쒸운 봉지가 잘못 쒸워 떨어지고, 바람에 떨어지고 까치나 직빡구리가 쪼아먹고, 병에 걸려 상품성이 떨어지고 여러 변수가 수익율을 변화시키겠지요.  또한 잘 팔지 못하면 모든게 소용없는 짓이 되는 과제가 도사리고 있어 시작과 끝을 구분하기 힘든 근심의 연속입니다.

 

아줌마들이 봉지쒸우는 일을  끝내고 가면 미쳐 보지못해서 빠지거나 싸기 힘든 자리라 일부러 빼논 자리의 배는 저의 몪입니다.

봉지를 안쒸우고 가을까지 가면 0원이 될수도 있고 1000원짜리 기스배가 될수도 있지만 봉지를 쒸우면 2000원짜리 선물용 배도 될수 있기 때문에 빠진 배 하나하나를 보물찾기 하듯 쒸우고 있습니다.

 

오늘은 비가 쉬지도 않고 내리고 있네요.

 봉지를 쒸운 농가는 올라오는 태풍소식에 마음을 졸이고 안쒸운 농가는 병이 옮길까 역시 근심.

저도 모처럼 휴식을 갖고 있지만  큰 비에 경사지가 유실되지 않을까 태풍이 진짜로 오면 어떻게 하나  하는 생각이  한쩍 구석에서 모락모락 피어나네요.

 

비가그치면  다시 무더위에 어느 농가에서 고생하시는 아줌마들한테 시원한 박카스라도 사들고 갔다 와야 겠네요.

아줌마들을 위해서?, 저를 위해서?

 

 




첫날 새벽. 창고에서 밭으로 사다리를 나르기 위해 900만원 주고 산 99년식 풀옵션 포터하이슈퍼가 수고를 하고 있습니다.

사다리는 알루미늄재질로 단위조합에서 62000원(올해가격) 샀습니다.초창기 알루미늄사다리는 아줌마들이 무겁다고 기피을 하는 바람에 멀쩡한 구형사다리를 두고 일부는 새로 구입하고 일부는 이웃농가에서 빌려서 쓰고 있습니다.

 

 


배봉자작업 베이스캠프. 봉지상자를 운반차에 실코 다니면서 아줌마들에게 봉지를 배급합니다.

 


짝대기 하나에 오만원이 왔다갔다하는 중요한 장부입니다.

 


8시 식사시간.이시간만 돼도  배가 고프네요.제가 4시에 일어나니 알게 됩니다.

 


키 크고 손이 빠르면 이일에 제격입니다.사다리 놓을 시간에 하나라도 더 쒸울 수 있으니 말입니다.

 

30도가 넘는 날씨에  얼굴에 천을 쓰고 장화도 신은 분도 게시고 옷은 검은색에 더워보이는 천으로 된 옷을 입으신 분도 계시고 .최 첨단 등산복은 이 분들이 입어야 되지 않을 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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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회 2011-06-24 17:49:04
답글

아유~~~고생하시네요.<br />
사진이 나오게 할려면 자자실에 올리셔야 합니다.~

안성근 2011-06-24 17:49:43
답글

책상에 앉아 야근까지 하면서 할일이 뭐그리 많을 까 하는 것은 아직도 위문입니다.<br />
<br />
답변 : 일이 많아서 앉아 있는 경우는 드물구요. 거의 낮에 놀던거 메꾸는 거랑 내일 놀려고 미리 하는게 대부분입니다. 저의 기준입니다.<br />
<br />
사진이 보이면 정독할께요.

kjh@ansungfarm.co.kr 2011-06-24 17:55:51
답글

깜박했습니다.자유자료실에 다시 올립니다.<br />
그런데 블로그에서 그대로 html로 복사해도 될런지 모르겠네요.

김진우 2011-06-24 17:56:06
답글

전 도저히 농사하고는 체질이 안맞는 약골입니다.<br />
휴...그나 저나 나이 들어 시골가자는 마눌은 어떻게 설득하나??

이주현 2011-06-24 17:58:35
답글

부럽습니다.<br />
<br />
몇년후 이민 아님 귀농을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정말 부럽습니다. <br />
(실제 농촌에서 태어나지도 않아서 귀농생각이 현실화되는 건 아마도...ㅠㅠ)

kjh@ansungfarm.co.kr 2011-06-24 18:22:49
답글

요즘 농사일은 큰힘을 필요로 하는 일보다 오랬동안 일을 할 수 있는 지구력과 지겨움을 참을 수 있는 성격이 더 도움이 될거라 생각됩니다.<br />
저는 신검받을때 170에49kg밖에 안나와3kg만 빼면 면재받을 체격이었습니다.(그래도 단기병도 아니고 현역으로 갔다왔네요,훈련소에서 헌혈 빠꾸맞음,이런 나를 왜 현역으로?)<br />
<br />
저는 부모님이 농사일을 하셔서 쉽고 자연스레 농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yhs253@naver.com 2011-06-24 19:31:39
답글

대를 이어서 농사일 하시는게 쉽지 않은데 훌륭하십니다..자유자료실에 사진 잘봤습니다..<br />
올 한해 큰수확 하시기 바랍니다...

엄광섭 2011-06-24 21:16:45
답글

과수원하루 일해보고 허리 부서지는줄 알았습니다. . 철사로 십자로 교차되어 있는 곳을 돌아다니려니 머리 숙이고 다니니까 ... 키큰사람이 오히려 마이너스라는 생각이 드는데..

kjh@ansungfarm.co.kr 2011-06-24 21:44:27
답글

과수원 마다 덕높이가 조금씩 차이가 납니다.배가 클수록 점점 낮아지구요.<br />
요즘 새로 덕을 하는 과수원은 예전보다 높이 하는 추세입니다.<br />
어른이 고개를 숙일정도로 되어있이면 좀 잘 못되어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유기천 2011-06-24 21:48:07
답글

농사일 지긋지긋합니다...<br />
부모님이 이천에서 농사를 지으셨고 처가집이 장호원에서 복숭아 과수원을 합니다..<br />
솎아주기-- 봉지쒸우기-약치기-가을에 따기.. 요번에 봉지쒸우기 꾀병내서 안갔습니다(마눌만 갔습니다)<br />
정말 힘듭니다....<br />
가을에 함 찾아 뵙고 싶습니다...

노중현 2011-06-25 09:21:50
답글

봉지에도 구분이 있다는건 처음알았네요..시골출신인 저는 전원생활이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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