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와 아주 다른 차분한 목소리로 전화가 왔습니다.
회의가 길어져 두어시간뒤에 통화 했는데도 왠지 좀 기가 빠진 목소리더군요.
차분하게...
좀 전에 마트에서 주차하다 다른차(모닝)를 살짝 긁었는데 어떻게 해야해? 하길래...
어... 일단 차주께 전화하고 오시면 죄송하다 말씀 드리고,
전화번호 드린 후 죄송합니다...잘 처리해 드리겠습니다. 알아 보시고 전화주세요.라고,
저도 차분하게 말하고 끊었습니다.
회의 다녀온지 얼마 안되서 일사천리로 아주 일목요연하게 짧게 말하고 끊었는데...
근데 우리차는 어찌 됐지? 궁금증이 밀려 오더군요.
다시 전화를 했습니다.
우리차는? 어...우리차는 살짝 긁혔는데 그게 문제가 아니라
아까 병원 지하 주차장에서 벽에 문짝을 쫘악 긁었는데 그건 좀 많이 긁혔어...
그럽니다.
또 다시 차분하게 어...그래? 조심하지...하고 또 끊었습니다.
끊고 나니 몇일전에 자차를 뺀게 생각나더군요. ㅜㅜ
오늘 와이프 좀 하는 날이죠?
돈이 좀 들겠죠?
비도오고 꿀꿀할만한데 기분이 그리 나쁘지가 않습니다.
일단 다친 사람 없고,
운전 제대로 배울려면 좀 긁어줘야한단 생각에요.
저 잘한거 맞나요? 이상하게 마음이 차분하네요. 내일이 아닌것처럼...ㅎ
맨날 닦고 털고 했는데 이제 저도 좀 편하게 타고 다니겠네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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