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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물총 도둑에게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11-06-22 08:01:50
추천수 2
조회수   954

제목

귀여운 물총 도둑에게

글쓴이

허정관 [가입일자 : 2001-10-23]
내용
오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조그만 가게를 준비하고 오픈한지 두달 반이 다 되가네요.

4월 초부터 준비해서 4월30일 오픈예정일 하늘에서 굵은비가 쏟아지더니

신축건물 천정과 전기 배전반 박스에서 폭포처럼 물이 쏟아져서 한달내내 세팅한

가게가 물바다가 되는걸보니 정말이지 오래전 끈었던 담배가 생각나더군요

건물주인은 잔치집에 가있어서 못온다하고 건물공사를 진행하는 분도 곧 오겠다는

답변만있고 목소리는 갈수록 술에 취한것이 느껴지고 이리저리 천정에 비닐을 두르고

프라스틱 그릇을 여기저기 받쳐도 곳곳에서 새는 빗물을 막기는 역부족이었습니다

내가왜 잘 다니던 직장을 40초반에 그만두고 이고생일까하는 후회도 조금 들더군요

가끔 와싸다 회원님들중 자영업 하시는 분들의 글을 읽으면서 힘들어하시던 글귀들이

머리를 스치고...



그로부터 1주일뒤 우여곡절끝에 개업식을 치르고 장사를 배우고 부족한 시설을

보완하고 잘못된 물건들 반품하고...

2달반이 지났지만 5시간이상 자본적이 없습니다

하루도 쉬어본적도없고 월화수목금금금이 계속 진행되지만 점점 장사에 재미를 느끼는것 같습니다



아주 더웠던 엇그제 한낮이조금 지난뒤 7세정도 되보이는 사내아이를 꼭닮은 아빠가

뒤에서 물총을 들고 가게안으로 들어오셔서 대뜸 꼬마아이보다 조금작은 물총을

내보이면서 자기 아이에게 물총을 팔았냐고 하시는겁니다

가만보니 아이가 가게밖에 전시해놓은 물총을 슬쩍 가져간뒤 이상하게 여긴 아빠에게

물총을 훔쳤다고 양심선언을하고 제 가게에와서 달기똥깥은 눈물을 흘리고 있는거였습니다. 저는 아이를 다독이며 용서를 해주고 아이의아빠는 고함에 가까운소리로 꼬마를 혼내는 상황을 모르는 손님들도 표정으로 이해하는 모습들이 은근히 우습기도 하더군요



혼란이 지난뒤 아이와 아빠가 집으로 돌아가고 저는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남았습니다

물론 물건값을 받기는 했지만 욕심에 훔쳐갔을 꼬마의 콩당콩당 거리는 가슴소리가

지금도 느껴집니다

저도 어릴적 비슷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귀여운 물총도둑아 바르게 자라거라^^



주변에 이런일 보시거든 와싸다님들 다독여주실거죠^^

아저씨에 등장하는 문구점 할아버지처럼 늙고싶네요

써비쓰~~~하면서요

좋은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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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태 2011-06-22 08:06:28
답글

저는 씨리얼 하나 슬쩍 한적 있어요. 슈퍼에 찾는 물건이 없어서 물어보니 뒤쪽 창고로 가라고 해서 가져오는길에 씨리얼을 주머니에 넣구선 계산을 안했어요! 오래전일이지만 그때 주인아저씨~ 죄송합니다 ㅠㅠ

김장규 2011-06-22 08:43:11
답글

ㅠ,.ㅠ;;;;;;; 전 물건 훔치는 고삐리들 다섯넘 잡아다가 세워놓고 부모불렀는데염 ㅠ,.ㅠ;;;;;;;;;;;<br />
<br />
근디 웃긴건.... 부모가 한술 더 뜨더라구요 ㅠ,.ㅠ~<br />
<br />
"애가 그나이때 그럴수도 있는거지!!!"<br />
<br />
한넘부모는.... 본인이 지금 바쁘니깐 한 세시간만 기다리랍니다....쩝......<br />
<br />
근데 그아이는 부모가 똑바르니.... 잘 클

translator@hanafos.com 2011-06-22 08:49:53
답글

저는 어렸을 적에 물감을 여러 번 훔쳤습니다. <br />
<br />
50여년 전 일인데 당시에는 집에서 옷이나 옷감에 물을 들이는 일이 많아 <br />
동네 구멍가게에서 접은 종이에 싼 색색가지 물감을 팔았었지요. <br />
물감 하나가 1그램쯤이었던 것 같고 값은 10환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br />
10환이면 비과 열 개, 유과 두 개를 살 수 있었으니 지금 돈으로 200원 정도겠지요. <br />
<br />

이기철 2011-06-22 09:49:22
답글

정말 아름다운 동화같은 이야기 두개로군요,,, 하나의 이야긴 좀 씁쓸하네요..

허정관 2011-06-22 16:10:06
답글

재밌는 댓글이 달려서 웃었습니다^^<br />
훔치신분 양심선언에 박수^^<br />
보석님은 어릴적부터 예술적 감각이 있으셨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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