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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의약품 판매에 대한 간단한 소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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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6-15 10:28: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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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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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의약품 판매에 대한 간단한 소회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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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준 [가입일자 : 2001-02-12]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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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차를 타고 가면서 DMB로 MBC 뉴스에서 의약품을 슈퍼에서 판다는 기사를 들었습니다.
나름....삐딱한 시각을 가지고 보는 게 아닐까라고....극도로 경계하면서 되새기고 되새기고 들었는데.....하......역시나 정말 이상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는 슈퍼에서 의약품을 판매하는 것에 대해 썩 그리 어느 쪽의 의견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이쪽 저쪽 다 나름대로의 이유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런데....언론의 폭주가 덧붙여지자......슬그머니 반발심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어제 MBC 뉴스 많이들 보셨죠? (9시뉴스)
저는 최근....아니 최근 뿐 아니라 언제나....라고 하더라도, 양편의 의견 모두가 있는 입장에 대해서는, 특별히 정부나 국가에 대해 어느 정도는 견제의 역할을 견지해야만 할 언론사의 입장....이라는 것을 고려할 때....이렇게 폭발적으로 정권의 편을 들면서 밀어붙여주는 뉴스는....거의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슈퍼에서 약을 파는 것이 "시민들이 더 편하지 않냐?".....뭐 이런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언론이 만약 정부가 하는 말을 되뇌어주는 앵무새에 불과하다면, 그것이 과연 언론이라 할 수 있겠느냐의 문제이죠.
어제 뉴스는 가히......정부에서 홍보방송을 하는 듯했다고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일방적으로
1) 슈퍼에서 약을 사도록 하는 것은 철저히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서다 라는 멘트
2) 이어지는 유럽 선진국들의 슈퍼에서 약파는 실태와 시민 몇의 인터뷰
3) 이어지는 일본에서의 비슷한 뉘앙스의 화면들과 또 비슷한 시민 몇의 인터뷰
4) 그리고 여기에 보태지는 (헉! 했습니다) 슈퍼에서 이제껏 약을 팔지 않았던 것은 철저히 약사들과 해당 세력들의 장난질이다.
5) 또 여기에 보태지는 (더 헉! 했습니다) 내부문건이라고 밝힌, 약사회 내부에서 돌려졌다는 지침..."보건복지부가 등을 돌리고 있으니 더 강력투쟁할 수 있는 기구를 만들자"....
허..........
경악을 금치 못하겠더군요.
저는 사실....언론이 정부가 추구하고 있는 일의 반대편에서 이런 식의 문제를 캐고 지지한다면 비록 약간 한편으로 치우친다 하더라도 그것은 '건전하다'라고 생각합니다. 원래 언론이란 것이, 정론직필이란 것이...세력권자의 비위를 맞춰주는 것의 '반대편에' 있을 때에 생기는 말이지, 정부나 기득권층이 하는 일의 선전부장이 될 때 그걸 정론직필이라고 하지는 않거든요.
뉴스가 정상적이 되려면,
1) 슈퍼에서 약을 살 수 있게 될 때의 시민의 편의와
2) 왜 정부가 약을 슈퍼에서 살 수 있게끔 시도하는지에 대한 원인들을
함께 방송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니...조금 더 '정론직필'에 가까울려면, 왜 정부가 이렇게 밀어붙이고 있는지의 배후를 캐내어서 원인에 대해 비판적 평가를 해 주는 것이 국민의 '알고자 하는 권리'를 더 충족시켜주는 좋은 언론이라고 생각합니다.
약간만 의식있는 시민들이라면,
'슈퍼에서' 약을 살 수 있게 했을 때 누가 더 이익을 얻게 되는지는 상상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병원에서 의사가 처방해주는 약에 대해서는 대기업이 물리적으로 압력을 가할 수 없지만, 소비자가 슈퍼에서 약을 산다면, 중소기업의 좋은 약과 대기업의 덜 좋은 약 중에 맨날 TV만 틀면 나오는 약 선전을 보는 소비자가 무엇을 살지는 불보듯 뻔한 일이니까요(상처나면 만병통치약인줄 아는 '후시(헹)', 머리아프면 무조건 이 약이 젤 좋은 줄 아는 '타이레(헹)'이.....진짜 대한민국에서 약 효능이 젤 좋아서 전국민의 상비약이 되었을까요?).
결국....정부가 추진코자 하는 것은 여기에서도 역시 '중소기업과 서민층은 죽이고 대기업은 살린다' 입니다.
며칠 전에 이태봉님이었던가? 의약품 슈퍼판매가 결국 종편방송국들과 관련있다는 글을 읽었습니다. 슈퍼에서 약을 팔 때 광고를 때리면 결국은 힘있는 대기업의 약들이 팔리게 될 것이고, 그나마 좁은 국내 CF 시장에서, 새로 뛰어든 종편방송국이 CF를 나눠먹기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입니다.
저는 구체적으로 이렇게까지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불보듯이 뻔한 일 한 가지는, "슈퍼에서 약을 사게 하면 누가 이익을 볼 것인가?"라는 단순한 팩트입니다.
이 단순한 점 한가지만 생각해 보면, 이 일을 지금 누가 애써 추진하고 있는지는 명확해 집니다.
이명박이가 대학생 반값 등록금은 '천천히 하라' 하면서 '슈퍼 약판매'는 서둘러 처리하려고 하는 것이, 과연 국민을 위해서일까요?
뭐...하루 이틀 뒤통수 처맞은 것도 아니니 잘들 아시겠지요.
결국.....제가 제기하고자 하는 문제는 방송이 이 따위여서 과연 우리가 제대로 된 보고 들음을 할 수 있겠느냐에 대한 걱정입니다.
시민들 중에는 또 그러겠지요 (그리고 사실 저도 사적으로는 편하겠죠) "슈퍼에서 약 살 수 있으면 얼마나 편하고 좋냐?"
맞습니다. 편하고 좋습니다.
그런데....MBC 9시 뉴스에서 이것을 앞장서서 광고해야겠느냐는 겁니다.
중립입장에서 양편을 방송한 것도 아니고,
국민들에게 생각해 보라고 배후에 대한 의견을 던져준 것도 아니고,
대국민 홍보방송을, 9시 메인뉴스를 통해서 한다...?
언론을 보면 나라가 어떻게 굴러가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봅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사실상 큰일나고 있습니다.
뭘 보고, 뭘 믿으며 살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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