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자전거가 누구의 것이었는지는 기억이 없습니다만,
동네 친구아 형 이렇게 셋이서 근사하게 포장된 제법 긴 오르막길의 꼭대기로 올라 갑니다.
제가 타고 친구와 형은 자전거의 뒤를 잡아줍니다.
누가 잡아주었건 아니건 간에 처음으로 두발 자전거를 처음으로 두발 자전거를 타고 있는 기분은 너무도 짜릿합니다...
서서히 속도가 빨라지는 자전거....
"꽉 잡아.!"
신나게 내려갑니다.. 그러다 뒤를 돌아보니 아무도 안 잡고 있는 겁니다.
그 순간의 황당함.. 잘 가던 자전거가 휘청거리더니만 도로 옆의 개울로 푹~~~
언제적 일인지 기억도 가물가물합니다만.. 그렇게 처음 자전거를 타던 기억만은 확실하게 남아 있습니다.
"넘어져 봐야 자전거를 탈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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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한참 세월이 흐른 후.. 동네의 개천(불광천)옆을 따라서 자전거를 타고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중이었습니다.
갑자기 한 생각이 머리를 때립니다.
"눈 감고 타면 기분이 어떨까..?"
바로 눈을 감고 자전거를 탔습니다. 처음엔 조금 겁이 났지만, 금방 익숙해지면서 아주 편안한 기분이 됩니다.
하늘을 나는 기분입니다.
점점 편안해지더니, 어느 순간 정말로 하늘을 나는 느낌입니다.
그러고는 '쿵' 소리와 함께 눈을 떠보니 개천 바닥....
2미터 정도 되는 개천 바닥으로 떨어진 겁니다. 지나가던 어떤 아저씨가 그 꼴을 보고는 끌어 올려주면서 어쩌다가 개천으로 떨어졌냐고 묻는데 말도 못하고....
하여간 아주 긴 시간(?) 하늘을 날아 본 느낌으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아무런 상처도 없이 무사히 착륙도 했구요....
자전거를 안 탄지 삼십년 가까이 되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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